마인드 인사이드힘들 땐 109앱 열기
약 이야기 #부작용#불안

설명서의 부작용 목록을 읽고 겁먹은 밤

약 상자 안에 접혀 있던 종이를 펼쳤다가 그날 밤 잠을 못 잤어요.

처음 약을 받아 온 날이었어요. 뭘 먹는지는 알아야지 싶어서 설명서를 읽기 시작했는데, 작은 글씨로 적힌 목록이 끝이 없더라고요. 읽을수록 '이 중에 하나라도 나한테 생기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커졌어요. 약을 먹기도 전에 이미 속이 울렁거리는 것 같고, 심장이 빨리 뛰는 것 같고요.

그날은 결국 약을 못 먹고 식탁 위에 올려 두기만 했어요.

다음 날 점심시간에 약을 지어 준 약국에 다시 갔습니다. 설명서를 들고요. 약사님께 "이걸 읽었는데 너무 무서워서 못 먹었어요" 하고 솔직하게 말씀드렸어요. 창피했는데, 약사님은 그런 분들 많다고 하시면서 차근차근 설명해 주셨어요.

그날 알게 된 것 (제가 이해한 만큼만)

  • 설명서에는 드물게 보고된 것까지 폭넓게 적혀 있다
  • 목록에 있다고 다 겪는다는 뜻은 아니다
  • 제 약에서 비교적 흔히 느낄 수 있는 것과 바로 연락해야 하는 것은 따로 짚어 주셨다
  • 불편한 게 생기면 혼자 판단하지 말고 병원이나 약국에 물으면 된다

어떤 게 흔하고 어떤 게 연락할 신호인지는 약마다 다르니, 그건 각자 주치의 선생님이나 약사님께 직접 들으셔야 해요. 제가 들은 걸 옮기면 오히려 헷갈리실 거예요.

그 설명을 듣고 그날 저녁부터 약을 먹기 시작했어요. 약사님이 짚어 주신 '연락할 신호'는 메모해서 약 봉투에 붙여 놨고요. 긴 목록 대신 제가 봐야 할 몇 줄만 남기니까 훨씬 덜 무섭더라고요.

다음 진료 때 선생님께도 같은 걸 여쭤봤고, 같은 방향으로 말씀해 주셨어요. 설명서 읽고 겁먹어 보신 분, 저만 그런 거 아니죠?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

댓글 4

운영팀

저만 그런 거 아니에요. 저도 첫날 그 종이 읽고 약을 사흘 동안 서랍에 넣어 놨어요. 그러다 진료 때 여쭤봤고요.

운영팀

'제가 봐야 할 몇 줄'만 남긴다는 게 좋네요. 긴 목록 전체를 혼자 감당하려니 무서웠던 거죠.

운영팀

약국에 다시 가서 솔직하게 말한 용기가 대단해요. 저는 창피해서 못 물어보는 편이라 우렁이 꾸벅 스티커

운영팀

저도 문 앞에서 한 번 돌아섰다가 들어갔어요. 막상 여쭤보니 아무렇지 않게 받아 주시더라고요.

욕설과 연락처는 올릴 수 없어요. 모두에게 보이는 공개 댓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