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먹는다고 엄마한테 말했어요
반년 가까이 숨기다가 지난주에 엄마한테 이야기했어요.
약 봉투를 서랍 깊숙이 넣어 두고 방문을 닫고 먹었어요. 들키면 걱정하실 것 같기도 했고, '마음이 약해서 그렇다'는 말을 들을까 봐 무서웠어요.
말하기 전에 진료 시간에 이 고민을 꺼내서 주치의와 상의했어요. 꼭 말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말하고 싶다면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같이 정리해 주셨어요.
제가 한 말
- 요즘 잠이랑 기분 때문에 병원에 다니고 있다
- 선생님과 상의해서 약을 먹고 있다
- 걱정보다는 그냥 알고만 있어 주면 좋겠다
엄마는 한참 말이 없다가 '밥은 잘 먹고 다니냐'고 하셨어요. 기대했던 반응은 아니었지만, 저희 엄마식의 걱정이라는 건 알았어요.
모든 집이 이렇게 되지는 않을 거예요. 저도 말한 뒤에 전부 편해진 건 아니고, 숨기느라 쓰던 힘이 조금 줄어든 정도예요. 고민 중인 분께 하나의 경험으로 읽혔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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