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으면 잘못하고 있는 기분이 들어요
쉬는 날에 소파에 앉으면 10분을 못 버텨요.
지난 토요일 얘기예요. 오랜만에 약속도 없고 할 일도 없는 날이었어요. 이번에는 진짜 쉬자고 마음먹고 소파에 앉았는데, 5분쯤 지나니 가슴이 답답해지더라고요. '이러고 있어도 되나', '남들은 지금 뭔가 하고 있을 텐데'.
결국 일어나서 욕실 청소를 하고, 냉장고 정리를 하고, 미뤄 둔 영어 강의를 틀었어요. 저녁이 되니 몸은 피곤한데 쉰 것 같지는 않았고요. 일요일도 비슷하게 보냈습니다.
생각해 보면 쉬는 것 자체가 불안한 게 아니라, 쉬는 저를 누가 평가하는 것 같아서 불안해요. 실제로는 아무도 안 보는데요. 어릴 때 누워 있으면 '할 일 다 했니'라는 말을 자주 들었는데, 그 목소리가 아직 제 안에 살고 있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저한테 휴식은 늘 '다 끝내고 나서 받는 상'이에요. 그런데 할 일은 끝나는 법이 없으니 상을 받을 날이 안 와요.
요즘은 평일에도 퇴근 후에 뭔가를 안 하면 초조합니다. 자격증 책을 펴 놓기만 해도 좀 안심이 돼요. 읽지는 않으면서요.
쉬는 걸 연습할 수 있을까요?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