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우울·불안의 악순환 — 마시면 풀리는 것 같은데 왜 더 힘들까

술은 잠깐 불안과 우울을 덜어 주는 것 같지만, 길게 보면 둘 다 더 깊게 만들어요. 이 고리는 끊을 수 있어요.
왜 술을 찾게 될까요
힘든 하루 끝의 한 잔은 긴장을 풀어 주는 것처럼 느껴져요. 불안이 가라앉고, 걱정이 멀어지고, 잠이 올 것 같아요. 그래서 마음이 힘든 사람일수록 술에 손이 가기 쉬워요.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당장은 정말 효과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에요.
미국 국립알코올남용·중독연구소(NIAAA)는 마음의 병과 술 문제가 함께 나타나는 이유를 세 가지로 설명해요.
- 우울이나 불안이 먼저 있고, 그 증상을 달래려고 술을 마시게 되는 경우
- 술이 먼저 있고, 술이 마음의 병을 불러오는 경우
- 유전, 어린 시절의 힘든 경험, 트라우마처럼 둘 다에 영향을 주는 바탕이 있는 경우
악순환은 이렇게 돌아요
불안과 술
NIAAA는 술이 짧게는 불안을 덜어 주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 증상을 키운다고 설명해요. 많이 마신 뒤 술이 깰 때 몸은 오히려 더 예민해져요. 다음 날 아침 이유 없이 불안하고 가슴이 뛰는 것을 겪어 본 분이 많을 거예요. 한 번의 과음만으로도 불안 비슷한 증상이 생길 수 있어요. 그 불안을 누르려고 다시 마시면 고리가 완성돼요.
우울과 술
NIAAA에 따르면 우울한 상태에서 술을 많이 마시면 우울한 시기가 더 길어지고, 생각하는 힘이 떨어지고, 자살 위험이 높아져요. 우울 증상이 술의 양을 따라 함께 오르내리는 경우가 많다고도 해요.
잠과 술
술을 마시면 빨리 잠드는 것 같지만 잠의 질은 나빠져요. NIAAA는 술이 꿈꾸는 잠(렘수면)을 줄이고 자는 동안의 호흡 문제를 악화시킨다고 설명해요. 자주 깨고, 일찍 깨고, 자도 개운하지 않아요. 잠이 모자라면 다음 날 기분은 더 가라앉아요.
이런 신호가 있나요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가 드는 술 문제의 신호예요.
- 마음먹은 것보다 자주, 더 많이 마셔요
- 같은 효과를 내려면 점점 더 많이 마셔야 해요
- 줄이거나 끊기가 어려워요
- 마신 뒤에 죄책감이 들어요
- 술 생각이 간절해요
여기에 이런 것도 살펴보세요.
- 잠들려고, 불안을 누르려고, 사람을 만나려고 '약처럼' 마셔요
- 마신 다음 날 기분이 유난히 가라앉거나 불안해요
- 혼자 마시는 날이 늘었어요
좋은 소식도 있어요
NIAAA는 술을 끊는 것만으로도 함께 있던 마음의 증상이 나아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해요. 술 때문에 생긴 우울과 불안이 있었다는 뜻이에요. 잠이 제자리를 찾는 데는 한 달 넘게 걸리기도 하니, 처음 몇 주 잠이 불편해도 실망하지 마세요.
술을 줄여도 우울이나 불안이 남는다면 그것은 따로 치료할 문제예요. NIAAA는 술 문제와 마음의 병을 함께 치료하는 것이 따로따로 치료하는 것보다 낫다고 해요. 마음의 병만 치료해서는 술이 줄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줄여 보려면
- 기록해요. 일주일 동안 언제, 얼마나, 어떤 기분일 때 마셨는지 적어요. 마시게 만드는 상황이 보여요.
- 술 없는 날을 정해요. 일주일에 이틀부터요.
- 술 대신 할 것을 미리 정해요. 퇴근 뒤 걷기, 따뜻한 물로 씻기, 탄산수.
- 집에 술을 쌓아 두지 않아요.
- 술자리에서 할 말을 준비해요. '약 먹고 있어서', '내일 일찍 일이 있어서' 한 문장이면 돼요.
- 잠을 술 없이 준비해요. 자는 시간을 일정하게 하고, 잠이 안 오면 진료 때 이야기해요.
꼭 알아 둘 것
오래, 많이 마셔 온 분은 갑자기 끊지 마세요. NHS는 술에 의존된 사람이 갑자기 끊으면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해요. 마지막 술 뒤 몇 시간 안에 손이 떨리고, 불안하고, 헛것이 보이거나 경련이 생길 수 있어요. 이런 분은 병원의 도움을 받아 안전하게 끊어야 해요. 심하게 떨리거나, 헷갈려하거나, 경련을 하면 119를 부르세요.
정신건강의학과 약을 먹고 있다면 술과 함께 먹는 것이 위험할 수 있어요. 술을 마신다는 사실을 숨기지 말고 의사에게 말해 주세요. 술 때문에 약을 스스로 빼먹거나 끊지도 마세요.
도움받을 수 있는 곳
- 정신건강의학과: 술 문제와 우울·불안을 함께 봐요. 술 생각을 줄여 주는 약도 있어요. 쓸지 말지는 의사가 정해요.
-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와 정신건강복지센터: 지역의 공공 기관에서 상담받을 수 있어요. 사는 곳에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가 있는지는 정신건강복지센터나 보건소에 물어보세요.
- 자조 모임: 같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서로 돕는 모임이에요.
가족이 할 수 있는 일
- 취했을 때 말고 맑은 정신일 때 이야기해요.
- '또 마셨어?' 대신 '요즘 많이 힘들어 보여서 걱정돼'라고 말해요.
- 술을 숨기거나 버리는 것보다 진료에 함께 가는 것이 도움이 돼요.
이럴 땐 바로 도움을 받으세요
술을 마신 상태에서는 판단이 흐려지고 충동이 커져요. 술을 마셨을 때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혼자 있지 말고 바로 전화하세요. 자살예방상담전화 109(24시간), 정신건강 위기상담 1577-0199(24시간).
참고한 자료
- NIAAA(미국 국립알코올남용·중독연구소) — Mental Health Issues: Alcohol Use Disorder and Common Co-occurring Conditions
- NHS — Alcohol misuse
이 글은 마인드 인사이드 편집팀이 위 기관들의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예요.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아요. 약을 시작하거나 바꾸거나 끊는 것은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