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을 줄이자는 말에 기쁘기보다 덜컥 겁이 났어요
'이제 조금 줄여 볼까요?' 2년 만에 들은 말인데 대답이 안 나왔어요.
기다리던 말이었어요. 약을 처음 받던 날부터 '언제 끊을 수 있어요?'를 물었던 사람이 저예요. 그런데 막상 그 말을 들으니 손에 땀이 났어요.
지금의 평온이 약 덕분이면? 줄였다가 그때로 돌아가면? 겨우 회사에 적응했는데?
선생님이 제 표정을 보셨는지 '무슨 생각이 드세요?' 하셨어요. 솔직하게 말했어요. 무섭다고요.
그날 나눈 이야기
- 줄이는 건 한 번에 하는 게 아니라 아주 천천히, 상태를 보면서 한다는 것.
- 중간에 힘들면 언제든 다시 얘기하면 된다는 것. 되돌아가는 건 실패가 아니라는 것.
- 지금이 불안하면 조금 더 있다가 시작해도 된다는 것. 시기도 같이 정하는 거라고요.
저는 한 달 더 지켜보고 시작하기로 했어요. 연말에 회사 일이 몰리는 시기를 피하고 싶어서요.
약을 줄이는 게 무조건 좋은 소식이고 먹는 게 나쁜 상태인 줄 알았어요. 그게 아니라 '지금 나한테 맞는 만큼'을 찾아가는 거라는 걸 2년 만에 이해했어요. 겁나는 게 당연하다고 해 주셔서 고마웠습니다.
※ 게시판이 어떻게 쓰이는지 보여드리려고 운영팀이 만든 예시 글이에요. 실제 회원의 내용이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