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일 약통을 샀습니다, 일요일 밤이 달라졌어요
'오늘 약 먹었나?'를 하루에 세 번씩 고민하다가 요일 칸이 있는 약통을 샀어요.
저는 저녁 약을 먹는데,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가 기억이 안 나는 날이 자주 있었어요. 매일 하는 일이라 그런지 어제 먹은 기억이랑 오늘이 섞여요. 약봉투를 뒤져서 남은 개수를 세어 보고, 달력이랑 맞춰 보고, 그래도 확신이 안 서서 찜찜한 채로 자고요.
한번은 불안해서 약국에 전화를 드린 적도 있어요. 먹었는지 헷갈릴 때 어떻게 해야 하냐고요. 약사님이 제 약에 맞춰 설명해 주셨고, 그러면서 "요일별 약통을 써 보시면 헷갈릴 일이 줄어요" 하셨어요. 헷갈릴 때의 대처는 약마다 다르다고 하셨으니, 이건 각자 약사님이나 주치의 선생님께 물어보셔야 해요.
그래서 일주일 치 칸이 나뉜 약통을 샀습니다. 월화수목금토일이 뚜껑에 적혀 있는 평범한 거예요.
써 보니 좋은 점
- 칸이 비어 있으면 먹은 것. 고민 끝
- 일요일 밤에 일주일 치를 채우는 게 작은 의식이 됨
- 약이 며칠 치 남았는지 한눈에 보여서 예약일 챙기기 쉬움
- 여행 갈 때 통째로 들고 가면 됨
일요일 밤에 칸을 채우는 시간이 의외로 좋아요. 일곱 칸을 하나씩 채우면서 '이번 주도 이만큼은 나를 챙기겠구나' 하는 기분이 들어요. 처음엔 약통을 쓰는 게 왠지 환자 같아서 싫었는데, 지금은 그냥 칫솔꽂이 같은 생활용품이에요.
아쉬운 점도 있어요. 통을 열어 놓고 채우다 보면 약 이름이 적힌 포장이 없어지니까, 저는 원래 봉투를 버리지 않고 같이 보관해요. 보관 방법도 약사님께 한 번 확인받았고요.
약통 쓰시는 분들, 어디에 두고 쓰세요? 저는 아직 자리를 못 정했어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