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먹어야 해요?'를 진료실에서 물어본 날
여덟 달 동안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삼킨 질문이었어요.
약을 먹기 시작할 때는 정신이 없어서 기간을 못 물어봤어요. 그 뒤로는 묻기가 무서웠고요. '평생이요'라는 답이 나올까 봐서요. 그래서 혼자 검색하고, 혼자 계산하고, 혼자 불안해했습니다.
엄마가 전화로 '그 약은 언제까지 먹니' 하고 물으신 날, 저도 모른다는 걸 깨달았어요. 다음 진료 때 메모장 맨 위에 그 질문을 적어 갔습니다.
선생님은 바로 숫자를 말씀하시지 않았어요. 대신 이런 얘기를 해 주셨어요. 증상이 좋아진 뒤에도 한동안 유지하는 기간을 두는 게 일반적이라는 것, 그 기간은 사람마다 그리고 이번이 처음인지 아닌지에 따라 다르다는 것, 줄일 때는 갑자기가 아니라 천천히 단계를 두고 한다는 것. 그리고 제 경우에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 다음으로 볼 지점이 언제쯤인지를 짚어 주셨어요.
'끝이 있나요'라는 제 질문에는, 그 계획을 같이 세우는 게 진료라고 하셨어요.
정확한 날짜를 받은 건 아닌데 이상하게 마음이 놓였어요. 깜깜한 터널인 줄 알았는데 중간중간 표지판이 있다는 걸 안 느낌이에요.
엄마한테는 '선생님이랑 계획 세워서 천천히 조절할 거야'라고 말씀드렸어요. 엄마도 그 정도면 됐다고 하셨고요.
묻기 무서운 질문일수록 혼자 품고 있는 시간이 더 힘든 것 같아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