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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이야기 #복용기간#진료

'언제까지 먹어야 해요?'를 진료실에서 물어본 날

여덟 달 동안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삼킨 질문이었어요.

약을 먹기 시작할 때는 정신이 없어서 기간을 못 물어봤어요. 그 뒤로는 묻기가 무서웠고요. '평생이요'라는 답이 나올까 봐서요. 그래서 혼자 검색하고, 혼자 계산하고, 혼자 불안해했습니다.

엄마가 전화로 '그 약은 언제까지 먹니' 하고 물으신 날, 저도 모른다는 걸 깨달았어요. 다음 진료 때 메모장 맨 위에 그 질문을 적어 갔습니다.

선생님은 바로 숫자를 말씀하시지 않았어요. 대신 이런 얘기를 해 주셨어요. 증상이 좋아진 뒤에도 한동안 유지하는 기간을 두는 게 일반적이라는 것, 그 기간은 사람마다 그리고 이번이 처음인지 아닌지에 따라 다르다는 것, 줄일 때는 갑자기가 아니라 천천히 단계를 두고 한다는 것. 그리고 제 경우에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 다음으로 볼 지점이 언제쯤인지를 짚어 주셨어요.

'끝이 있나요'라는 제 질문에는, 그 계획을 같이 세우는 게 진료라고 하셨어요.

정확한 날짜를 받은 건 아닌데 이상하게 마음이 놓였어요. 깜깜한 터널인 줄 알았는데 중간중간 표지판이 있다는 걸 안 느낌이에요.

엄마한테는 '선생님이랑 계획 세워서 천천히 조절할 거야'라고 말씀드렸어요. 엄마도 그 정도면 됐다고 하셨고요.

묻기 무서운 질문일수록 혼자 품고 있는 시간이 더 힘든 것 같아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

댓글 4

운영팀

저도 '평생'이라는 답이 나올까 봐 못 묻고 있어요. 표지판이 있다는 말에 용기가 좀 나네요.

운영팀

저도 그게 제일 무서웠어요. 막상 물으니 '모른다'보다 훨씬 견딜 만한 답이 왔어요.

운영팀

가족한테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몰랐는데 '선생님이랑 계획 세워서 조절한다'는 문장 빌려 갈게요.

운영팀

묻기 무서운 질문일수록 혼자 품는 시간이 더 힘들다, 맞는 말이에요 우렁이 공감 스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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