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먹으면서 노출 연습도 같이 하는 중이에요
약을 먹은 지 다섯 달, 지난달부터 '안 씻고 버티기' 연습을 같이 시작했어요.
저는 오염 강박이에요. 밖에서 뭘 만지면 손을 여러 번, 정해진 순서로 씻어야 하고, 순서가 틀리면 처음부터 다시예요. 겨울엔 손등이 터서 피가 나요.
약만 먹던 넉 달 동안 불안의 크기는 좀 줄었는데 씻는 습관 자체는 그대로였어요. 선생님이 이제 노출 및 반응 방지라는 걸 해 볼 만하다고 하셨고, 병원에 계신 심리 선생님과 주 1회 만나요.
어떻게 하냐면
- 무서운 정도를 0~100으로 매겨서 낮은 것부터 목록을 만들어요
- 제 첫 과제는 '현관 손잡이를 만지고 10분 동안 안 씻기'였어요 (점수 35)
- 불안이 올라왔다가 스스로 내려가는 걸 지켜보는 게 핵심이래요
- 숙제로 집에서 매일 반복하고 점수를 적어 가요
첫날은 10분이 한 시간 같았어요. 손이 근질근질하고 식은땀이 났어요. 그런데 7분쯤부터 진짜로 조금 내려가더라고요. 그걸 몸으로 한 번 겪으니까 다음 날은 덜 무서웠어요.
선생님 말씀으로는 약이 불안의 높이를 낮춰 줘서 이 연습을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일 수 있대요. 저도 약 먹기 전이었으면 손잡이 과제는 엄두도 못 냈을 것 같아요. 둘 중 하나가 답이라기보다 서로 받쳐 주는 느낌이에요. 물론 치료 순서나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게 정한다고 하셨어요.
지금은 점수 50짜리 과제(지하철 손잡이)를 앞두고 있어요. 벌써 무섭습니다. 다녀와서 또 쓸게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