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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이야기 #우울#직장#일하기

약 먹으면서 전화 받는 일, 제가 버티는 요령

하루 종일 전화를 받는 일을 하면서 항우울제를 먹은 지 여덟 달째예요.

일을 쉬면 좋겠지만 그럴 형편이 아니라서, 약 먹으면서 일하는 방법을 하나씩 찾았어요. 정답은 아니고 제 경우예요.

오전에 멍한 문제

초반에 오전 내내 머리에 솜이 든 것 같았어요. 고객 말을 두 번씩 되물어서 혼난 날 진료에서 말씀드렸고, 선생님이 먹는 시간을 옮겨 보자고 하셨어요. 그 뒤로 오전이 한결 나아졌어요. 혼자 시간을 바꾼 게 아니라 여쭤보고 바꾼 것이라는 점은 꼭 적고 싶어요.

입 마름

말을 많이 하는 일이라 이게 제일 곤란했어요. 책상에 물병, 무설탕 사탕을 두고, 통화 사이 10초에 한 모금씩 마셔요.

진료 날짜

평일 낮 진료가 어려워서 처음부터 '퇴근 후에 올 수 있는 날이 언제냐'를 병원에 물어봤어요. 야간 진료 요일이 있어서 그날로 고정했어요. 반차를 쓸 때는 사유에 그냥 '병원'이라고만 써요.

회사에 말했나

팀장님께는 말 안 했고, 옆자리 동료 한 명에게만 말했어요. 제가 유난히 처진 날 '오늘 좀 그런 날이지?' 하고 어려운 콜을 한 번 대신 받아 준 적이 있는데, 그게 한 달은 버티게 해 줬어요.

약이 일을 쉽게 만들어 주진 않았어요. 다만 퇴근하고 현관에서 주저앉던 게 없어졌고, 저녁밥을 차려 먹어요. 그 정도예요. 그 정도가 저한텐 커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

댓글 2

운영팀

저도 상담 업무 해요. 입 마를 때 무설탕 사탕 저도 써 봐야겠어요. 통화 사이 10초 공감ㅠㅠ

운영팀

'그 정도가 저한텐 커요' 이 문장 좋네요. 저녁밥 차려 먹는 거 진짜 큰일이에요 우렁이 공감 스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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