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욕 얘기, 진료실에서 꺼내기까지 넉 달 걸렸어요
메모장에 써 놓고 세 번을 그냥 나왔습니다.
30대 남자예요. 약을 먹으면서 불안은 많이 가라앉았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쪽으로 관심 자체가 줄었어요. 아내에게 미안했고, 아내는 자기 때문인가 오해하는 것 같았고요.
검색해 보니 약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는 글이 있더라고요. 근데 그걸 진료실에서 입 밖으로 내는 게… 선생님이 저보다 젊어 보이셔서 더 민망했어요. '이런 건 사소한 건데 괜히 말하나' 싶기도 했고요.
네 번째 진료에서, 나가기 직전에 문고리를 잡고 말했어요. '저, 하나만 더요.'
선생님 반응은 정말 담담했어요. 자주 듣는 질문이라고, 말해 줘서 다행이라고 하셨어요. 약 때문일 수도, 다른 이유일 수도 있으니 같이 살펴보자고 하셨고요. 그 뒤에 어떻게 했는지는 저한테 맞춘 얘기라 생략할게요.
느낀 점
- 민망한 건 저뿐이었어요. 선생님은 혈압 얘기 듣듯이 들으셨어요.
- 말 안 하고 혼자 약을 건너뛸까 고민했던 게 제일 위험한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 아내에게도 그날 설명했고, 오해가 풀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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