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밸브를 열 번씩 확인해야 집을 나서요
분명히 잠근 걸 아는데도 다시 돌아가요. 오늘 아침에는 그러다 지각했어요.
시작은 가벼웠어요. 나가기 전에 가스 밸브 한 번, 현관문 한 번 확인하는 정도. 누구나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요즘은 이래요.
- 가스 밸브를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보고, '잠겼다'고 소리 내어 말함
- 그래도 불안해서 사진을 찍음
- 엘리베이터 앞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옴
- 현관문 손잡이를 정해진 횟수만큼 당겨 봄. 중간에 딴생각이 들면 처음부터 다시
회사에 가서도 사진을 몇 번씩 꺼내 봐요. 사진을 보면서도 '이게 오늘 찍은 게 맞나' 의심이 들 때가 있어요.
머리로는 알아요. 잠갔다는 걸요. 그런데 '혹시 불이 나면, 그게 내 탓이면' 하는 생각이 들면 확인하지 않고는 못 견디겠어요. 확인하면 잠깐 편해지는데 그게 점점 짧아져요.
아침 준비 시간이 30분씩 늘었고 스스로도 지쳐요. 가족한테 말하면 '그냥 안 하면 되잖아' 하는데 그게 안 되니까 문제인 거고요.
이런 것도 진료 대상인가요? 병원에 가면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도 막막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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