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전념치료(ACT)란 — 힘든 생각과 싸우지 않고 사는 연습

수용전념치료는 괴로운 생각과 감정을 없애려 애쓰는 대신, 그것을 지닌 채로도 내가 소중히 여기는 쪽으로 움직이는 법을 연습하는 치료예요.
어떤 치료인가요
영어 약자로 ACT라고 쓰고 '액트'라고 읽어요. 이름에 두 낱말이 들어 있어요.
- 수용: 불안, 슬픔, 싫은 생각이 올라올 때 밀어내지 않고 자리를 내어 주는 것
- 전념: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향해 작은 행동을 실제로 하는 것
인지행동치료의 한 갈래예요. 다만 방향이 조금 달라요. 전통적인 인지행동치료가 '그 생각이 사실인지 따져 보자'고 한다면, ACT는 '그 생각이 사실이든 아니든, 거기에 끌려다니지 않을 수 있다'고 봐요.
왜 '받아들임'인가요
불안을 없애려고 애쓸수록 불안이 커지는 경험을 해 본 분이 많을 거예요. 싫은 생각을 하지 않으려 할수록 그 생각이 더 떠올라요. ACT는 이 싸움 자체가 괴로움을 키운다고 봐요.
받아들임은 포기나 체념이 아니에요. '좋다'고 여기라는 뜻도 아니에요. 지금 이 감정이 여기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과 씨름하는 데 쓰던 힘을 삶 쪽으로 돌리는 거예요.
여섯 가지 연습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ACT를 이루는 과정을 여섯 가지로 설명해요.
- 수용: 좋은 감정, 싫은 감정을 가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 두기
- 생각과 거리 두기: 생각을 '사실'이 아니라 '지나가는 일'로 바라보기. 예를 들어 '나는 쓸모없다' 대신 '나는 쓸모없다는 생각이 지금 떠올랐다'라고 말해 보는 식이에요
- 지금 여기에 머물기: 지나간 일과 앞날 걱정에서 돌아와 지금 하는 일에 주의를 두기
- 지켜보는 나: 나는 내 생각이나 감정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더 큰 존재라는 것을 느끼기
- 가치 찾기: 남이 정해 준 기준이 아니라 내가 정말 소중히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찾기
- 전념 행동: 그 가치에 맞는 작은 행동을 정해서 실제로 하기
치료실에서 실제로 하는 일
처음에는 무엇이 힘든지, 그동안 그 괴로움을 없애려고 무엇을 해 봤는지, 그 방법이 길게 보아 도움이 됐는지를 함께 살펴요.
그다음에는 말로 설명하기보다 직접 해 보는 연습이 많아요. 비유와 짧은 체험 활동, 마음챙김 연습을 써요. 생각을 소리 내어 되풀이해 보거나, 감정이 몸 어디에서 느껴지는지 살피기도 해요.
뒤로 갈수록 '가치'와 '행동'으로 넘어가요. 예를 들어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가 가치라면, 불안이 있는 채로 이번 주에 할 수 있는 한 가지를 정해요.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보통 일주일에 한 번씩 몇 주에 걸쳐 만나고, 사이사이에 연습 과제가 있다고 안내해요. 정해진 기간은 없고 사람마다 달라요.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요
솔직하게 말하면 이래요. 우울, 불안, 강박, 오래가는 통증 같은 여러 어려움에서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쌓이고 있어요. 하지만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ACT가 이런 문제들에서 가장 먼저 쓰는 치료는 아니고, 다른 치료에 더하거나 그다음에 쓰는 치료라고 설명해요.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는 심리치료에는 약처럼 공식 허가 절차가 없다고 설명해요. 그래서 치료자에게 '이 치료가 내 문제에 어떤 근거가 있는지' 물어보는 것이 좋아요.
ACT의 목표는 증상을 0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에요. 증상이 조금 남아 있어도 삶이 넓어지는 것이 목표예요. 이 점이 기대와 다르면 실망할 수 있으니 미리 알아 두세요.
나에게 맞을까요
잘 맞는 경우
- 생각을 따지고 고치는 방식을 해 봤는데 오히려 더 얽혔을 때
- 병이나 통증처럼 없앨 수 없는 것을 안고 살아가야 할 때
- 불안을 피하느라 삶이 점점 좁아졌을 때
- '무엇을 위해 사는지' 방향을 다시 잡고 싶을 때
힘들 수 있는 경우
- 피하던 감정을 일부러 느껴 보는 연습이 버거울 수 있어요. 치료 중에 지치고 힘든 시기가 올 수 있어요
- 비유와 추상적인 이야기가 많아 어린아이에게는 맞지 않아요
- 증상이 아주 심해 일상이 무너진 때에는 약물치료나 다른 치료가 먼저 필요할 수 있어요
한국에서는 어디서 받나요
ACT만 내세우는 곳은 많지 않아요. 정신건강의학과나 심리상담센터에서 인지행동치료를 하는 치료자 가운데 ACT를 함께 쓰는 분들이 있어요. 예약할 때 '수용전념치료를 하시나요'라고 물어보면 돼요.
혼자 따라 해 볼 수 있는 한국어 책도 나와 있어요. 다만 증상이 심할 때는 책만으로 버티기보다 진료를 받아 보세요.
치료자에게 물어보면 좋은 질문
- 제 문제에 이 치료를 권하는 까닭이 무엇인가요
- 매주 어떤 연습을 하게 되나요
- 지금 먹는 약이나 받는 치료와 함께 해도 되나요
참고한 자료
- Cleveland Clinic — Acceptance and Commitment Therapy (ACT)
- NIMH — Psychotherapies
이 글은 마인드 인사이드 편집팀이 위 기관들의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예요.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아요. 약을 시작하거나 바꾸거나 끊는 것은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