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에게만 먼저 털어놓을까 하는데요
부모님께는 아직 자신이 없고, 두 살 아래 동생한테 먼저 말해 볼까 고민 중이에요.
요즘 병원에 다니고 있어요. 혼자 감당하는 게 버거워서 가족 중 누군가 한 명은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진료 가는 날 유난히 지치는데, 그럴 때 "나 오늘 병원 다녀왔어" 한마디 할 사람이 있으면 좋겠거든요.
동생이랑은 사이가 나쁘지 않아요. 자주 연락하는 편은 아니지만, 만나면 편하고 농담도 잘 통해요. 그런데 이런 종류의 얘기는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어요. 저는 늘 '괜찮은 형' 역할이었거든요. 동생이 힘들 때 제가 들어 주는 쪽이었지, 반대는 없었어요.
걱정되는 것들
- 동생이 놀라서 어쩔 줄 몰라 하면 제가 오히려 달래야 할 것 같다
- 부모님께 말해 버릴까 봐
- 저를 보는 눈이 달라질까 봐
- 동생한테 짐을 지우는 건 아닐까
마지막이 제일 걸려요. 알게 되면 동생도 신경이 쓰일 텐데, 그게 미안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제가 계속 괜찮은 척만 하는 게 동생한테도 좋은 건지 모르겠어요. 형도 힘들 수 있다는 걸 보여 주는 게 나쁘기만 한 건 아닐 것 같기도 하고요.
동생은 다음 달에 제 집 근처로 출장을 온다고 했어요. 그때 저녁을 같이 먹기로 했는데, 말을 꺼낸다면 그날이 될 것 같아요. 식당에서 할지, 집에 와서 할지도 고민이에요. 사람 많은 데서는 제가 말을 못 할 것 같아서요.
형제자매에게 먼저 말해 보신 분 계세요? 뭐라고 시작하셨는지, 미리 부탁해 둔 게 있는지(예를 들면 부모님껜 아직 말하지 말아 달라든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반대로, 형제가 털어놓는 말을 들어 보신 분들은 그때 어떤 마음이셨는지도 듣고 싶어요. 듣는 쪽 마음을 알면 좀 덜 겁날 것 같아서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