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 뒤로 하루 종일 한마디도 안 하는 날이 있어요
저녁에 배달 기사님께 '감사합니다' 하는데 목이 잠겨 있었어요.
전면 재택으로 바뀐 지 반년 됐습니다. 업무는 전부 메신저로 해요. 회의도 일주일에 한 번이고, 그나마 카메라를 끄고 듣기만 합니다. 혼자 살아서 집에 말할 사람도 없어요.
그러다 보니 정말로 하루 종일 소리를 한 번도 안 내는 날이 생겼어요. 처음에는 편했습니다. 사람한테 치이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요즘은 좀 이상해요.
- 오랜만에 통화하면 말이 바로 안 나오고 버벅거림
- 편의점에서 '봉투 필요하세요?'에 대답이 한 박자 늦음
- 주말에 친구 만나기로 한 게 부담스러워서 취소함
- 저녁이 되면 이유 없이 가라앉음
사람 만나는 게 원래 편한 성격은 아니었는데, 이제는 아예 근육이 빠진 것처럼 어려워졌어요. 그런데 또 외롭긴 합니다. 혼자 있고 싶으면서 혼자 있는 게 힘든, 앞뒤가 안 맞는 상태예요.
회사에 다시 출근하고 싶은 건 아니에요. 다만 이렇게 계속 가도 괜찮은 건지 모르겠어요.
지난주에는 혼잣말이라도 해 보려고 화분에 물을 주면서 '많이 컸네' 하고 말해 봤어요. 제 목소리가 낯설어서 조금 웃기고 조금 쓸쓸했습니다. 이 정도면 뭔가 해 봐야 하는 신호 같아서 글을 올려요.
재택 오래 하신 분들, 말할 일이 없는 날을 어떻게 보내세요? 억지로라도 사람을 만나야 하는 걸까요? 작게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알고 싶어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