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치료 뒤 다시 일하고 공부하기 — 직장·학교 복귀 계획 세우기

복귀는 한 번에 예전으로 돌아가는 일이 아니에요. 조금씩 늘려 가고, 도중에 고쳐 가는 계획이 있을 때 오래 버틸 수 있어요.
다 나은 뒤에 돌아가야 할까요
많은 분이 '완전히 좋아지면 돌아가야지' 하고 기다려요. 하지만 일과 공부는 회복의 결과이기도 하고 회복을 돕는 것이기도 해요. 영국 정신건강재단은 회복을 받쳐 주는 것으로 좋은 관계와 함께 보람 있는 일이나 활동을 꼽아요.
그렇다고 서두를 일도 아니에요. 너무 이르면 다시 무너지고, 너무 늦으면 돌아가기가 점점 무서워져요. 때는 담당 의사와 함께 정해요.
돌아갈 준비가 됐는지 살펴보기
- 잠자고 일어나는 시간이 어느 정도 일정해졌나요
- 하루에 몇 시간쯤 집중할 수 있나요
- 집 밖에서 반나절을 보내도 다음 날 버틸 만한가요
- 힘들어질 때의 신호와 그때 할 일을 알고 있나요
모두 '예'일 필요는 없어요. 진료 때 이 답을 들고 가서 '지금 돌아가도 될까요,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 게 좋을까요'라고 물어봐요.
복귀 전 2~3주, 미리 해 보기
- 출근·등교 시간에 맞춰 일어나요.
- 그 시간에 집을 나서 도서관이나 카페에서 두세 시간 앉아 있어 봐요.
- 일터나 학교까지 한 번 가 봐요. 들어가지 않아도 돼요.
- 가까운 동료나 친구 한 명과 먼저 연락해요.
몸이 먼저 리듬을 기억하면 첫날이 덜 무서워요.
조금씩 늘려 가는 복귀
영국의 노사 조정 기구(Acas)는 오래 쉰 뒤에는 단계적 복귀를 권해요. 처음에는 시간을 줄이거나, 일을 가볍게 하거나, 다른 업무를 맡았다가 차츰 늘려 가는 방식이에요. Acas가 강조하는 점은 이래요.
- 기간은 사람마다 달라요. 회사와 본인이 함께 정해요.
- 정한 내용은 글로 남겨요. 날짜, 시간, 맡을 일을 적어요.
- 중간에 다시 살펴보는 날을 정해 둬요. 필요하면 기간을 늘리거나 일을 바꿔요.
- 줄어든 시간의 급여가 어떻게 되는지 미리 확인해요.
한국에서는 이런 방식이 법으로 정해져 있지 않아요. 병가와 휴직처럼 회사의 취업규칙과 협의에 달려 있어요. 그래도 부탁해 볼 수는 있어요.
회사에 부탁해 볼 수 있는 것
- 처음 몇 주는 시간을 줄이거나 출근 시각을 늦추기
- 야근과 교대 근무를 한동안 빼기
- 마감이 급한 일, 사람을 많이 상대하는 일을 잠시 줄이기
- 진료받는 날의 시간 조정
- 가능한 직무라면 일부 재택근무
부탁할 때는 병 이름보다 필요한 것과 기간을 말해요. '첫 4주는 오후 4시까지 일하고 그 뒤에 다시 상의하고 싶습니다'처럼요. 의사에게 업무 조정이 필요하다는 소견서를 부탁할 수 있어요.
쉬게 된 까닭이 과로나 괴롭힘처럼 일터에 있었다면, 그 문제가 그대로인 채로 돌아가면 다시 아프기 쉬워요.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를 복귀 전에 꼭 이야기해요.
학교로 돌아갈 때
- 복학 첫 학기는 수강 학점을 줄여요. 아침 일찍 있는 수업과 조별 과제가 많은 수업은 한두 개만 넣어요.
- 학생상담센터에 먼저 들러요. 출석이나 과제 조정을 어떻게 요청할 수 있는지 알려 줘요.
- 진료 시간을 시간표에 미리 넣어 둬요.
- 휴학 기간, 복학 절차, 성적 처리 규정은 학교마다 달라요. 학과 사무실에 확인해요.
돌아간 뒤 첫 몇 달
- 예전만큼 못 해도 괜찮아요. 처음부터 쉰 만큼 만회하려 하면 금세 지쳐요.
- 치료를 줄이지 않아요. 바빠졌다고 진료를 거르거나 약을 스스로 끊지 않아요.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는 좋아졌다고 느껴도 약을 스스로 중단하지 말라고 해요.
- 잠을 가장 먼저 지켜요.
- 나의 경고 신호를 알아 둬요. 잠이 줄어드는 것, 일요일 밤의 심한 불안, 실수가 느는 것 같은 신호가 2주쯤 이어지면 진료를 앞당겨요.
- '쉬다 온 이유'를 묻는 사람에게는 '건강 문제로 쉬었고 지금은 괜찮아요' 정도로 답해도 돼요.
다시 쉬게 되더라도
복귀했다가 다시 쉬는 일은 드물지 않아요. 실패가 아니라, 계획을 고쳐야 한다는 정보예요. 무엇이 버거웠는지 적어서 다음 계획에 써요.
이럴 땐 바로 도움을 받으세요
출근이나 등교를 생각하면 사라지고 싶거나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버티지 말고 진료를 받아 주세요. 급하면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24시간), 정신건강 위기상담 1577-0199 (24시간)에 전화해요.
참고한 자료
- Acas(영국 조정중재기구) — Phased return to work
- Mental Health Foundation(영국 정신건강재단) — Recovery
- NIMH — Mental Health Medications
이 글은 마인드 인사이드 편집팀이 위 기관들의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예요.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아요. 약을 시작하거나 바꾸거나 끊는 것은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