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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이야기 #진료#마음가짐

병원 가는 날을 '점검하는 날'이라 부르기로 했어요

차를 정기 점검 맡기는 건 아무도 이상하게 안 보잖아요.

저는 조울증 진단을 받고 3년째 약을 먹고 있어요. 지금은 꽤 안정적이라 진료는 한 달에 한 번, 10분쯤이에요. 별일 없으면 '잘 지냈어요', '그럼 같은 약으로 갈게요' 하고 끝나요.

솔직히 그럴 때마다 '이 10분 때문에 반차를 써야 하나' 싶었어요. 달라지는 것도 없는데요. 한 번은 귀찮아서 예약을 2주 미뤘다가 약이 간당간당해진 적도 있어요.

생각이 바뀐 건 올봄이에요. 진료 때 선생님이 '요즘 잠은 몇 시간 주무세요?' 하고 물으셨는데, 대답하다 보니 최근 2주 동안 잠이 줄고 일을 막 벌이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저는 그냥 컨디션이 좋은 줄 알았거든요. 그날 선생님이랑 수면 시간을 다시 잡고, 일주일 뒤에 한 번 더 보기로 했어요. 크게 번지기 전에 잡힌 거죠.

그때 알았어요. 별일 없는 진료가 의미 없는 게 아니라, 별일이 생기기 전에 알아채려고 가는 거라는 걸요.

점검 날 제가 챙겨 가는 것
- 한 달 평균 수면 시간 (앱 기록)
- 기분 달력 (좋음·보통·가라앉음 세 칸)
- 지출이 갑자기 늘었는지
- 가족이 한 말 중에 걸리는 것

10분이 짧은 건 여전해요. 그래도 이제는 그 10분을 채워 갈 줄 압니다.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

댓글 4

운영팀

별일이 생기기 전에 알아채려고 가는 거라는 말, 진료를 귀찮아하던 저한테 필요한 얘기였어요.

운영팀

저도 같은 진단인데 '컨디션 좋은 줄 알았다'는 부분 정말 공감해요. 저는 남편이 먼저 알아채는 편이에요.

운영팀

가까운 사람 눈이 정확하죠. 그래서 '가족이 한 말'을 항목에 넣었어요.

운영팀

지출 체크는 생각 못 했는데 저도 항목에 추가해야겠어요 우렁이 골똘 스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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