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약을 챙기는 누나의 저녁 여덟 시
남동생이 조현병 진단을 받은 지 4년이고, 저는 같이 살면서 저녁 약을 챙겨요.
처음 1년은 엉망이었어요. 저는 '약 먹었어?'를 하루에 다섯 번 물었고, 동생은 방문을 닫았어요. 약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삼키는 걸 지켜본 적도 있는데, 동생이 그날 '나를 애 취급하지 말라'고 처음으로 소리를 질렀어요. 맞는 말이었어요.
병원 가족 교육에 나가서 배운 대로 방식을 바꿨어요.
지금 우리 집 방식
- 저녁 여덟 시에 동생 휴대폰 알람이 울려요. 제 목소리 말고 알람이 말하게.
- 요일 약통은 동생이 일요일마다 직접 채워요. 저는 옆에서 과일만 깎아요.
- 약통은 식탁 위. 저는 설거지하다가 칸이 비었는지만 슬쩍 봐요.
- 안 먹은 날은 '먹어'가 아니라 '오늘 약통 봤어?'라고만 해요.
- 진료는 같이 가되, 진료실에는 동생이 원할 때만 들어가요.
동생이 약 때문에 낮에 졸리고 살이 쪄서 속상해한다는 건, 제가 다그치기를 멈추고 나서야 들을 수 있었어요. 그 얘기는 동생이 직접 선생님께 했고, 선생님과 조정해 가는 중이에요. 제가 대신 말하지 않으려고 입술을 깨물었습니다.
솔직히 저도 지쳐요. 제 약속을 잡을 때마다 여덟 시가 먼저 떠오르고, 평생 이래야 하나 싶은 밤이 있어요.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은 엄마가 와 계시고 저는 친구를 만나요. 가족 교육 선생님이 '챙기는 사람도 쉬어야 오래 간다'고 하셨거든요.
약을 챙긴다는 게 약을 먹이는 게 아니라, 먹기 쉬운 환경을 만드는 거라는 걸 4년 걸려 배웠어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