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에 대한 흔한 오해: 위험하다, 다중인격이다, 귀신 들렸다

조현병을 둘러싼 무서운 이야기들은 대부분 사실이 아니고, 그 오해가 병보다 더 사람을 아프게 할 때가 많아요.
왜 오해가 많을까요
조현병은 드문 병이 아니에요.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약 300명 중 1명이 조현병과 함께 살아간다고 설명해요. 그런데도 병을 숨기는 일이 많다 보니, 우리가 조현병을 접하는 통로는 주로 사건 뉴스나 영화예요. 그래서 실제와 다른 모습이 굳어졌어요.
WHO는 조현병이 있는 사람에 대한 낙인이 심하고 널리 퍼져 있어서, 치료·교육·일자리·집을 구하는 데까지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해요. 오해를 바로잡는 것은 치료의 문을 여는 일이기도 해요.
오해 1. "조현병이 있으면 위험하다"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는 조현병이 있는 사람 대부분은 폭력적이지 않다고 분명히 말해요.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 해를 입을 위험이 더 커요. 미국정신의학회(APA)도 조현병이 있는 사람은 범죄의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설명해요.
위험이 커지는 것은 주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을 때, 그리고 술이나 약물 문제가 함께 있을 때예요. 그래서 두려워하고 멀리하는 것보다 치료를 이어 가도록 돕는 것이 모두를 지키는 길이에요.
오해 2. "조현병은 다중인격이다"
조현병은 한 사람 안에 여러 인격이 있는 병이 아니에요. APA는 조현병이 인격이 갈라지거나 여러 개가 되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해요.
조현병은 생각과 지각이 현실과 어긋나는 병이에요. 없는 목소리가 들리거나 사실이 아닌 것을 믿게 되는 것이지, 다른 사람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에요. 여러 인격이 나타나는 것은 해리성 정체성장애라는 전혀 다른 병이에요.
예전 이름인 '정신분열병'이 이런 오해를 키웠어요. 한국에서는 2011년에 병 이름을 '조현병'으로 바꿨어요. 조현은 악기의 줄을 고른다는 뜻이에요. 줄이 느슨하거나 팽팽해져 소리가 어긋난 것처럼 마음의 조율이 흐트러진 상태이고, 다시 조율할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어요.
오해 3. "귀신이 들린 것이다"
없는 목소리와 대화하고, 눈빛과 말투가 달라진 가족을 보면 귀신이 들렸다고 느낄 수 있어요. 예전부터 그렇게 설명해 온 문화도 있어요. 그래서 굿이나 안수기도를 먼저 찾는 가족이 적지 않아요. 가족을 살리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서 나온 일이에요.
하지만 환청과 망상은 뇌의 작용에서 생기는 증상이에요.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목소리가 들릴 때 말을 담당하는 뇌 부위의 활동이 달라진다는 연구를 소개해요. 그리고 이 증상은 약물치료와 심리사회적 치료로 줄일 수 있어요.
신앙은 많은 분에게 힘이 돼요. 다만 신앙에 기대더라도 병원 치료를 함께 받는 것이 중요해요. 치료가 늦어질수록 회복이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에요.
오해 4. "부모가 잘못 키워서 생긴다"
조현병은 양육 방식 때문에 생기는 병이 아니에요. WHO는 유전적 요인과 여러 환경 요인이 서로 영향을 주어 생기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해요. 본인의 의지나 성격 탓도 아니에요.
오해 5. "한번 걸리면 평생 아무것도 못 한다"
WHO는 조현병이 있는 사람 가운데 적어도 3명 중 1명은 증상이 완전히 가라앉는다고 설명해요. 다른 분들도 치료와 재활을 받으며 공부하고, 일하고, 관계를 이어 가요. 다만 회복의 모습과 속도는 사람마다 달라요.
오해 6. "병원에 가면 평생 갇혀 지낸다"
APA는 조현병이 있는 사람 대부분이 가족과 함께, 또는 공동 주거나 자기 집에서 살아간다고 설명해요. 입원은 증상이 심한 시기에 잠시 필요한 치료이고, 치료의 대부분은 동네에서 외래 진료와 재활로 이루어져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 "정신병자", "미쳤다" 같은 말을 쓰지 않아요.
- 사건 뉴스를 보고 병이 있는 모든 사람을 한데 묶어 생각하지 않아요.
- "조현병 환자"보다 "조현병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해요. 병은 그 사람의 한 부분일 뿐이에요.
- 주변에서 누군가 병을 털어놓으면 놀라기보다 "말해 줘서 고마워"라고 해 주세요.
이럴 땐 바로 도움을 받으세요
나나 가족에게 환청, 망상 같은 변화가 보인다면 부끄러워하지 말고 정신건강의학과나 가까운 정신건강복지센터(무료 상담)를 찾아 주세요. 스스로를 해치고 싶은 생각이 들 때는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24시간), 정신건강 위기상담 1577-0199 (24시간)에 연락하세요.
참고한 자료
-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미국정신의학회) — What is Schizophrenia?
- NIMH(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 — Schizophrenia (Publication)
- WHO(세계보건기구) — Schizophrenia Fact Sheet
- NHS(영국 국민보건서비스) — Schizophrenia: Symptoms
이 글은 마인드 인사이드 편집팀이 위 기관들의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예요.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아요. 약을 시작하거나 바꾸거나 끊는 것은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