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먹는 약에서 한 달에 한 번 주사로 바꿨어요
조현병 진단을 받은 지 7년, 올해부터 약을 주사로 맞고 있어요.
저는 매일 약 먹는 게 늘 숙제였어요. 일부러 안 먹은 건 아닌데 이틀 사흘 빼먹는 일이 생기고, 그게 쌓이면 다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두 번 재발해서 입원했어요.
작년 가을 진료에서 선생님이 장기 지속형 주사 얘기를 꺼내셨어요. 한 번 맞으면 약효가 몇 주 동안 이어지는 방식이라고요. 처음엔 싫다고 했어요. 주사라고 하니 뭔가 더 무거운 환자가 된 기분이었거든요.
선생님은 재촉하지 않고 설명 자료를 주셨고, 저는 두 달 고민했어요. 물어본 건 이런 거였어요.
- 먹는 약과 성분이 다른 건지 (제 경우 먹던 약과 같은 성분의 주사가 있어서, 먹는 걸로 먼저 맞는지 확인하고 넘어갔어요)
- 부작용이 생기면 주사는 못 빼는데 어떡하는지
- 주사 맞은 자리가 아픈지
- 비용은 어떤지
하나씩 대답을 듣고, 올해 1월에 시작했어요.
바꾸고 달라진 것
- 아침마다 '먹었나 안 먹었나'로 엄마와 다투는 일이 없어짐
- 병원 가는 날이 달력에 딱 정해져서 오히려 생활이 단순해짐
- 주사 맞은 날은 엉덩이가 뻐근함. 하루 이틀이면 괜찮아짐
주사가 더 좋은 치료라는 얘기는 아니에요. 매일 먹는 게 잘 맞는 분은 그게 좋은 거고요. 저는 '깜빡하는 나'를 탓하는 대신 방법을 바꾼 거예요. 지금은 주 3일 작업장에 나가고 있고, 올해는 입원 없이 가을을 맞았어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