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효 꺼지는 저녁 여섯 시, 주치의와 상의한 것
낮에는 사람이 되는데 저녁 여섯 시쯤 되면 호박 마차가 도로 호박이 되는 기분이었어요.
ADHD 약을 아침에 먹으면 오후까지는 일이 차곡차곡 돼요. 문제는 약 기운이 빠지는 저녁이에요. 갑자기 짜증이 솟고, 멍하고, 퇴근해서 아이 숙제를 봐 줘야 하는데 사소한 일에 목소리가 커졌어요. 아이가 '엄마는 저녁에만 화내'라고 했을 때 가슴이 철렁했어요.
저는 처음에 제 성격 탓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2주 동안 달력에 '몇 시에 짜증이 났나'를 적어 보니 거의 같은 시간대였어요. 그 달력을 들고 진료에 갔어요.
선생님은 약효가 떨어질 때 그런 느낌이 오는 사람이 있다고, 방법이 몇 가지 있다고 하셨어요. 먹는 시간을 조정하거나, 지속 시간이 다른 약을 고려하거나, 약은 그대로 두고 그 시간대의 생활을 바꾸는 것. 어떤 게 맞는지는 사람마다 달라서, 저는 선생님과 한 가지씩 해 보기로 했어요.
약 말고 제가 바꾼 것
- 오후 네 시에 간식 먹기 (점심을 거의 못 먹어서 배고픔이 짜증에 섞여 있었어요)
- 퇴근 직후 10분은 차에서 혼자 음악 듣고 들어가기
- 아이 숙제는 저녁 먹은 뒤가 아니라 아침으로 옮기기
- 아이한테 '엄마가 저녁엔 건전지가 닳아'라고 설명하기
지금은 조정한 방식으로 한 달째인데, 저녁이 완전히 평화롭진 않아요. 그래도 아이가 '요즘 엄마 건전지 좀 오래 가네' 했어요. 그 말 듣고 화장실 가서 좀 울었습니다.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