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일기를 들고 갔더니 진료가 달라졌어요
'잠을 못 자요'라고만 말하던 석 달과, 수면 일기를 가져간 뒤의 진료는 꽤 달랐어요.
저는 잠드는 데 두 시간씩 걸리는 불면으로 약을 먹고 있어요. 진료 때마다 선생님이 '요즘 잠은 어때요' 물으면 '그냥 그래요, 못 자요'라고 했어요. 그러면 선생님도 판단할 재료가 별로 없으셨겠죠.
어느 날 선생님이 2주만 적어 와 보라고 표를 한 장 주셨어요.
적은 항목
- 누운 시간 / 잠든 것 같은 시간
- 중간에 깬 횟수
- 일어난 시간 / 이불에서 나온 시간
- 낮잠, 커피, 술
- 약 먹은 시간
2주 치를 나란히 놓고 보니 제가 봐도 보이는 게 있었어요. 못 잔 날 다음 날은 꼭 낮잠을 두 시간씩 잤고, 주말엔 열한 시에 일어났어요. 그리고 약을 먹는 시간이 날마다 한두 시간씩 달랐어요.
선생님은 표를 보시고 약을 더 얹는 대신, 약 먹는 시간을 일정하게 맞추고 일어나는 시간을 고정하는 것부터 해 보자고 하셨어요. 저는 내심 약을 바꿔 주실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한 달쯤 해 보니 잠드는 시간이 한 시간 안쪽으로 줄었어요. 제 경우엔 약 문제가 아니라 리듬 문제가 섞여 있었던 거예요.
물론 일기를 써도 약 조정이 필요한 분도 있을 거예요. 다만 '못 자요' 한마디보다 표 한 장이 선생님한테 훨씬 많은 걸 알려 준다는 건 확실히 느꼈어요. 요즘도 귀찮지만 침대 옆에 볼펜을 두고 있습니다.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