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통화하고 나면 기운이 쭉 빠져요
20분 통화했는데 두 시간을 누워 있어야 해요.
독립해서 혼자 산 지 4년 됐어요. 엄마는 일주일에 서너 번 전화를 하세요. 나쁜 분이 아니에요. 저를 걱정해서 하시는 전화인 걸 알아요. 그런데 끊고 나면 온몸에 힘이 없어요.
통화 내용은 늘 비슷해요. 처음엔 밥 먹었냐로 시작해서, 아빠가 속 썩인 얘기, 이모랑 다툰 얘기, 무릎 아픈 얘기, 그리고 '너는 언제 결혼하니, 옆집 딸은 벌써 애가 둘이다'로 끝나요. 저는 주로 '응, 응, 그랬구나' 해요. 제 얘기를 꺼내면 '그런 걸로 힘들어하면 어떡하니, 엄마 때는 더했다'가 돌아와서 이제는 안 해요.
전화가 오면 화면을 보면서 심호흡을 해요. 안 받으면 죄책감이 들고, 받으면 지쳐요. 한번은 바쁘다고 일주일 안 받았더니 엄마가 우셨어요. '딸 하나 있는 게 엄마를 귀찮아한다'고요. 그 말이 한 달은 갔어요.
엄마가 외로우신 것도 알아요. 속 얘기 할 데가 저밖에 없으시다는 것도요. 그래서 더 못 끊겠어요. 근데 저도 받아 줄 그릇이 넘치는 것 같아요.
이런 마음이 드는 제가 못된 딸인가요? 통화를 줄이면서도 엄마를 덜 서운하게 할 방법이 있을까요? 비슷한 분들은 어떻게 하세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