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 없이 잔 첫날 밤의 기록
침대 옆 서랍에 약이 없는 밤, 1년 반 만이었어요.
먼저 말해 둘게요. 제 맘대로 끊은 게 아니에요. 주치의 선생님과 몇 달에 걸쳐 조금씩 줄여 왔고, 어제가 '오늘은 없이 자 봅시다' 한 날이었어요.
밤 10시
씻고 누웠어요. 평소 같으면 약 먹고 30분 뒤에 스르르였는데, 오늘은 그게 없다는 생각에 눈이 말똥말똥했어요.
밤 11시 반
못 자면 내일 어쩌지. 그 생각이 시작됐어요. 선생님이 '첫날은 잘 못 잘 수 있어요, 그래도 괜찮아요' 하신 말을 떠올렸어요. 못 자도 된다고 허락받은 기분이라 그나마 버텼어요.
새벽 1시쯤
시계 보는 걸 그만뒀어요. 일어나서 거실에서 물 한 잔 마시고 다시 누웠어요.
아침 6시 40분
알람에 깼어요. 언제 잠들었는지 모르겠어요. 중간에 두 번쯤 깬 것 같고요. 푹 잔 건 아닌데, 잤어요.
개운하진 않아요. 오늘 하루는 좀 피곤할 거예요. 그래도 '없으면 한숨도 못 잔다'고 믿었던 게 꼭 그렇지는 않다는 걸 하룻밤 확인했어요.
오늘 밤은 또 어떨지 모르죠. 힘들면 선생님께 말하기로 했어요. 줄이는 속도나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니 제 얘기는 참고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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