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을 옮기고 싶은데 죄송한 마음이 들어요
1년 다닌 병원인데, 요즘 진료실 문을 나설 때마다 허전해요.
선생님이 나쁜 분은 아니에요. 다만 대기가 길고 진료가 짧아서 준비한 말을 반도 못 하고 나와요. 직장을 옮기면서 병원까지 편도 한 시간이 된 것도 커요. 반차를 내야 갈 수 있거든요.
지난달에는 약 먹고 속이 불편하다는 얘기를 꺼내려고 했는데, 인사하고 '잘 지내셨어요?'에 '네' 하고 나니 처방전이 나와 있었어요. 선생님 탓이라기보다 대기실에 사람이 스무 명씩 앉아 있으니 저도 모르게 서두르게 돼요. 그렇게 석 달째 같은 얘기를 못 하고 있어요. 반차를 내고 한 시간을 가서 3분 앉아 있다 오면 돌아오는 길이 유난히 길게 느껴져요.
집 근처에 야간 진료하는 병원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옮기면 편할 것 같은데, 마음에 걸리는 게 많아요.
- 1년 동안 제 얘기를 들어 주신 분인데 말없이 옮기면 배신 같아요.
- 새 병원에서 처음부터 다 다시 설명해야 하는 게 막막해요.
- 지금 먹는 약을 그대로 받을 수 있는지도 모르겠고요.
옮겨 보신 분들은 기존 병원에 뭐라고 하셨나요? 서류 같은 걸 받아 가야 하나요? 그리고 혹시 옮기고 후회하신 분도 계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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