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먹으면 내가 다른 사람이 될까 봐 겁나요
처방전은 받았는데 약국 봉투를 사흘째 뜯지 못하고 있어요.
우울과 불안으로 처음 진료를 받았어요. 선생님이 약을 권하셨고 그 자리에서는 '네' 했는데, 집에 와서 봉투를 서랍에 넣어 버렸어요.
무서운 게 여러 가지예요.
- 약을 먹으면 감정이 무뎌져서 내가 내가 아니게 될 것 같음
- 한번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할 것 같음
- 약에 기대는 사람이 되는 것 같음
- 부작용 후기를 너무 많이 읽어 버림
저는 글 쓰는 일을 해요. 예민한 게 제 밑천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그게 깎여 나가면 어쩌나 싶어요. 그렇다고 지금 상태로 일이 되는 것도 아니에요. 석 달째 한 줄도 제대로 못 썼거든요.
약 안 먹고 버텨 볼까 하는 마음과,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마음이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어요.
다음 진료는 열흘 뒤예요. 그때 '잘 드셨어요?' 하고 물으시면 뭐라고 해야 할지, 그것도 벌써 걱정이에요.
처음 약 드실 때 이런 마음이셨던 분 계신가요. 어떻게 결정하셨는지 듣고 싶어요. 어떤 약이 좋다 나쁘다 하는 얘기를 구하는 건 아니고, 그 마음을 어떻게 넘으셨는지가 궁금해요.
※ 게시판이 어떻게 쓰이는지 보여드리려고 운영팀이 만든 예시 글이에요. 실제 회원의 내용이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