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메모장에 2주 치를 적어서 진료에 갔어요
'별일 없었어요'라고 하고 나와서 후회한 게 세 번째였거든요.
약을 바꾸고 나서 이것저것 불편한 게 있었어요. 그런데 진료실 의자에 앉으면 머리가 하얘져요. 선생님이 '어떠셨어요?' 하시면 '괜찮았어요'가 자동으로 나와요. 집에 오는 버스에서 '아, 그 얘기 할걸' 하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휴대폰 메모장에 그때그때 적었습니다. 길게 쓰면 안 하게 될 것 같아서 한 줄씩만요.
적은 방식
- 날짜 / 무슨 일 / 언제쯤 / 얼마나 불편했는지(1~5)
- 예: '10/3 오후 2시쯤 손끝 떨림, 20분, 2점'
- 예: '10/5 자다가 두 번 깸, 3점'
- 좋았던 것도 적기: '10/8 아침에 일어나기 수월'
2주 뒤에 보니 열네 줄이 됐어요. 진료실에서 '메모해 온 게 있는데 보여 드려도 될까요' 했더니 선생님이 화면을 같이 보시면서 하나씩 물어보셨어요. 어떤 건 초반에 흔하고 지나가는 편이라 하셨고, 어떤 건 시간대를 조정해 보자고 하셨어요.
좋았던 걸 같이 적은 게 의외로 도움이 됐어요. 불편한 것만 적으면 약이 전부 나쁜 것처럼 보이는데, 나란히 놓으니 균형이 보였거든요.
제가 느낀 걸 제가 판단하지 않고 그대로 가져가는 게 제 몫이고, 해석은 선생님 몫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했어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