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장이 늦으면 제가 뭘 잘못했는지부터 찾아요
메시지 옆의 숫자 1이 안 없어지면 일이 손에 안 잡혀요.
오늘 점심에 친한 친구한테 '주말에 뭐 해?'라고 보냈어요. 지금 저녁 여덟 시인데 아직 답이 없습니다. 그사이 저는 지난 대화를 위로 올려서 세 번 읽었어요. 제가 뭔가 기분 나쁜 말을 했는지 찾으려고요.
지난주에 친구가 회사 얘기를 했을 때 제 대답이 좀 성의 없었나, 생일 선물이 마음에 안 들었나, 그때 그 농담이 선을 넘었나. 후보가 다섯 개쯤 나왔어요. 하나하나 다 그럴듯해 보여요.
그러다 보통은 답이 와요. '미안, 회의가 길어졌어!' 같은 걸로요. 그러면 안도하면서 동시에 허탈해져요. 여덟 시간 동안 혼자 뭘 한 건가 싶어서요.
연인 사이에서는 더 심해요. 예전에 만나던 사람은 제가 '화났어?'를 너무 자주 물어서 지친다고 했어요. 그 말이 맞아서 할 말이 없었어요.
상대가 조용하면 그 빈칸을 제가 다 나쁜 쪽으로 채워요. 좋은 쪽으로 채워 본 적은 한 번도 없는 것 같아요.
답을 기다리는 시간을 좀 덜 괴롭게 보내는 방법이 있을까요? 휴대폰을 엎어 놔도 5분마다 뒤집어 봅니다.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