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리에선 아무 말 못 하고, 집에서 대사를 다시 써요
샤워하면서 '그때 이렇게 말했어야 했는데'를 하루에 세 번은 해요.
어제 회의에서 제가 낸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이 자기 것처럼 다시 말했어요. 다들 그 사람한테 좋은 생각이라고 했고, 저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속에서는 불이 났는데요.
집에 와서 그 장면을 열 번쯤 다시 찍었어요. 상상 속의 저는 '그거 아까 제가 말씀드린 내용이에요' 하고 또박또박 말해요. 표정도 차분하고요. 그런데 현실의 저는 그런 순간이 오면 머리가 하얘지고 목이 잠겨요. 그리고 5분쯤 지나면 '별것도 아닌데 뭘' 하면서 스스로 덮어 버려요.
화를 못 내는 건 어릴 때부터였어요. 화내는 사람이 무서웠고, 제가 화를 내면 관계가 깨질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참는 걸 잘하는 사람이 됐는데, 참은 게 없어지지는 않더라고요. 엉뚱한 데서 터져요. 며칠 뒤에 가족한테 별것 아닌 일로 짜증을 내고 후회하는 식으로요.
소리 지르고 싶은 게 아니에요. 그 자리에서 '저는 그게 불편했어요' 정도만 말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늦게라도 말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요? 아니면 그 순간에 말하는 연습을 해야 할까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