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내시경 앞두고 먹는 약을 전부 적어 갔어요
건강검진 문진표의 '복용 중인 약' 칸 앞에서 5분을 망설였어요.
저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항우울제와 잠 약을 받고, 내과에서 위장약, 피부과에서 가끔 알레르기 약을 받아요. 올해 처음으로 수면내시경을 예약했는데, 문진표를 쓰다가 '정신과 약을 적으면 기록에 남나, 회사에 가나' 하는 걱정이 들었어요.
그래도 진정제를 맞는 검사라 숨기면 안 될 것 같았어요. 먼저 단골 약국에 가서 약사님께 물어봤어요. 약사님이 제 약 이력을 화면으로 보시더니, 검사 때 쓰는 진정제와 제가 먹는 잠 약이 영향을 줄 수 있으니 검진 센터에 꼭 알리고, 약을 어떻게 할지는 처방한 선생님께 확인하라고 하셨어요. 임의로 전날 약을 빼지는 말라는 말도 덧붙이셨고요.
그래서 한 일이에요.
- 휴대폰 메모에 약 이름을 과별로 전부 적음 (약봉투 사진도 같이)
-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때 '다음 주에 수면내시경을 한다'고 말씀드림. 선생님이 전날과 당일 약을 어떻게 할지 알려 주심
- 검진 당일 문진표에 다 적고, 간호사 선생님께 메모를 보여 드림
검진 센터 간호사 선생님은 메모를 보고 아무렇지 않게 '네, 확인했어요' 하고 넘어가셨어요. 제가 상상한 눈빛 같은 건 없었어요. 회사로 가는 결과지에도 그런 내용은 없었고요.
검사는 무사히 끝났어요. 이제 약 목록 메모는 지갑 속 카드처럼 늘 들고 다녀요. 치과에서 마취할 때도 보여 드렸는데, 그때도 참 별일 아니었습니다.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