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온 동네에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요
일주일 동안 제 이름을 불러 준 사람이 택배 기사님뿐이었어요.
남편 직장 때문에 석 달 전에 연고 없는 도시로 이사 왔어요. 저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고, 지금은 집에서 구직 중이에요.
전에 살던 곳에선 걸어서 10분 거리에 친구가 둘 있었고, 단골 카페 사장님이 제 메뉴를 외우고 계셨어요. 여기선 아무도 저를 몰라요. 마트 가는 길도 아직 지도를 켜야 해요.
남편은 아침에 나가서 밤에 들어와요. 새 직장에 적응하느라 본인도 지쳐 있어서, 저녁에 제가 '오늘 아무하고도 말을 안 했어' 하면 미안해하는 얼굴만 해요. 그 얼굴을 보기 싫어서 이제는 괜찮은 척해요.
낮이 정말 길어요. 구직 사이트를 보다가, 창밖을 보다가, 냉장고를 열었다 닫아요. 예전 친구들 단톡방은 여전히 시끄러운데 '이번 주에 볼까?' 하는 대화에 저는 낄 수가 없어요. 점점 읽기만 하게 돼요.
동네 모임 같은 걸 찾아보긴 했어요. 근데 혼자 처음 가는 자리가 너무 떨려서 신청 버튼을 못 눌렀어요. 저는 원래도 낯을 많이 가려요.
요즘은 아침에 일어날 이유가 잘 안 떠올라서 점심때까지 누워 있는 날이 늘었어요. 이사 한 번 했다고 이렇게까지 가라앉는 게 정상인가요? 낯선 곳에 정착해 보신 분들, 처음에 뭐부터 하셨어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