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슬픈 대신 덜 기쁜 것 같다고 말씀드렸어요
조카 돌잔치에서 다들 웃는데 저만 유리창 너머에서 보는 기분이었어요.
약을 먹고 석 달, 분명히 나아졌어요. 아침에 일어나는 게 덜 무겁고 눈물도 줄었어요. 그건 정말 고마운 일이에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 바닥만 높아진 게 아니라 천장도 낮아진 느낌이 들었어요. 좋아하던 드라마를 봐도 '음, 그렇구나' 하고 끝. 친구가 승진했다는데 축하 이모티콘만 보내고 아무 감정이 없었어요.
이게 약 때문인지, 우울이 아직 남아서인지, 원래 제가 이런 사람인지 구분이 안 됐어요. 그리고 '나아졌는데 불평하는 건 배부른 소리 아닌가' 싶어서 한 달을 말 안 했어요.
결국 이렇게 말했어요
'선생님, 덜 슬픈 건 좋은데 덜 기쁜 것 같기도 해요.'
선생님은 그런 얘기를 해 줘서 고맙다고, 중요한 정보라고 하셨어요. 언제부터 그랬는지, 어떤 순간에 느끼는지 물으셨고 앞으로 어떻게 볼지 같이 얘기했어요.
배부른 소리가 아니었어요. 저처럼 망설이는 분이 있다면, 그 문장 그대로 가져가셔도 좋을 것 같아요. 물론 느낌도 이유도 사람마다 다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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