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도 힘든데 상담 공부를 해도 될까요
이상심리 수업을 듣다가 진단 기준에 제 얘기가 있어서 한동안 책을 못 폈어요.
상담심리 석사 1학기예요. 이 공부를 시작한 이유 중 하나는 제가 오래 힘들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막상 공부를 하니까 수업 내용이 자꾸 저를 건드려요. 사례 발표를 듣다가 제 가족 이야기가 겹쳐서 화장실에 가서 한참 있다 온 적도 있어요.
그러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어요. 내 마음도 정리가 안 됐는데 남의 마음을 듣는 일을 해도 되나. 나중에 내담자에게 해가 되는 건 아닐까.
용기 내서 지도교수님께 말씀드렸어요. 들은 얘기를 옮겨 볼게요.
-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는 것 자체가 자격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 다만 그 경험을 돌보지 않고 두는 것이 문제가 된다
- 그래서 이 분야에서는 상담자가 자기 상담을 받는 걸 자연스럽게 여긴다
그 말을 듣고 저도 개인 상담을 다시 시작했어요. 학생이라 비용이 부담되긴 하는데, 학교 상담센터부터 알아봤어요. 병원 진료도 미루지 않고 있고요.
아직 답을 찾은 건 아니에요. 수업 중에 마음이 흔들리는 날은 여전히 와요. 그래도 예전에는 그걸 '나는 안 되는 사람'이라는 증거로 읽었는데, 요즘은 '이건 내 상담에서 다룰 숙제'라고 적어 둬요.
비슷한 마음으로 공부하시는 분들이 있을까요? 어떻게 지나오셨는지 듣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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