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친구가 정신과 진료에 함께 갈 때 — 동행하는 사람이 할 일

동행하는 사람의 일은 대신 말해 주는 것이 아니에요. 옆에 있어 주고, 듣고, 기억해 주는 것이에요.
함께 가는 것이 왜 도움이 될까요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는 진료에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가는 것을 권해요. 곁에 있는 사람이 마음을 든든하게 해 주고, 받아 적고, 의사와 나눈 이야기를 기억하도록 도울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 사람이 본 모습을 의사에게 전해 줄 수도 있다고 해요.
우울하거나 불안할 때는 집중이 어렵고, 들은 말을 금방 잊어요. 병원까지 가는 길, 접수, 기다리는 시간도 혼자서는 버거워요. 누군가 옆에 있는 것만으로 병원 문턱이 낮아져요.
가기 전에 — 먼저 물어봐요
동행의 범위는 진료받는 사람이 정해요. 미리 이렇게 물어봐 주세요.
- '병원 앞까지만 갈까, 대기실까지 갈까, 진료실에도 같이 들어갈까?'
- '내가 의사 선생님께 말해도 되는 것과 말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있어?'
- '네가 말이 막히면 내가 거들어도 될까?'
진료실에는 혼자 들어가고 싶다고 하면 그대로 따라 주세요. 서운해할 일이 아니에요. 가족 앞에서는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가 있을 수 있어요.
같이 준비하면 좋은 것도 있어요.
- 신분증, 지금 먹는 약과 영양제 이름
- 힘든 증상이 언제부터였는지 적은 메모
- 묻고 싶은 것 두세 가지
가는 길과 대기실에서
- 병원 위치와 가는 길, 접수는 동행한 사람이 맡아 주세요. 이런 작은 일이 큰 짐이에요.
- '가서 뭐라고 말할 거야?' 하고 캐묻지 않아요. 말없이 옆에 있어도 충분해요.
- 대기실에서 큰 소리로 증상 이야기를 하지 않아요.
- '오늘 온 것만으로도 잘했어' 한마디면 돼요.
진료실에 같이 들어갔다면
할 일
- 의사의 설명을 받아 적어요. 약 이름, 먹는 법, 다음 진료일 같은 것이에요.
- 본인이 먼저 말하게 기다려요. 말이 느려도 끼어들지 않아요.
- 의사가 물으면 내가 본 것을 사실대로, 짧게 말해요. '요즘 밤에 거의 못 자는 것 같아요', '밥을 하루 한 끼쯤 먹어요'처럼요.
- 이해가 안 된 설명은 '다시 한 번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하고 대신 물어봐 줘요.
하지 않을 일
- 대신 대답하기. '얘는 원래 예민해요' 같은 말은 본인을 입 다물게 해요.
- 진료실에서 다투거나 바로잡기. '그건 아니잖아' 하지 않아요.
- 본인이 숨기고 싶어 한 이야기를 허락 없이 꺼내기.
- 의사에게 '의지가 약해서 그런 거죠?' 하고 묻기.
의사가 본인과 따로 이야기하고 싶다고 하면 자리를 비켜 주세요. 흔한 일이에요.
다만 안전과 관련된 것은 달라요. 죽고 싶다는 말을 했거나 자신을 해치려는 모습을 봤다면 의사에게 알려야 해요. 가능하면 본인에게 먼저 '이건 걱정돼서 선생님께 말씀드릴게'라고 말해 주세요.
진료가 끝난 뒤
- 약국까지 같이 가요. 약 설명을 함께 들어요.
- 다음 진료일을 달력에 같이 적어요.
- 적어 둔 내용을 사진이나 메모로 건네줘요.
- '뭐래? 무슨 병이래?' 하고 바로 캐묻지 않아요. 말하고 싶을 때 말하게 둬요.
- 진료에서 들은 이야기는 다른 가족이나 지인에게 옮기지 않아요.
진료를 마치면 많이 지쳐요. 돌아오는 길에는 조용히 쉬게 해 주세요.
동행을 부탁하는 쪽이라면
부탁하는 것이 미안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이렇게 구체적으로 말하면 상대도 편해요.
- '○일 ○시에 병원 가는데 같이 가 줄 수 있어? 대기실까지만 있어 주면 돼.'
- '진료실에서 내가 말이 막히면 이 메모를 선생님께 전해 줘.'
이럴 땐 진료일을 기다리지 마세요
함께 지내는 사람이 죽고 싶다는 말을 하거나 자신을 해칠 위험이 보이면, 예약일까지 기다리지 않아요. 자살예방상담전화 109(24시간), 정신건강 위기상담 1577-0199(24시간)에 전화해요. 가족이나 친구도 전화할 수 있어요. 위급하면 119나 응급실을 이용해요.
참고한 자료
- NIMH(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 — Tips for Talking With a Health Care Provider About Your Mental Health
- MedlinePlus(미국 국립의학도서관) — Make the most of your doctor visit
- 보건복지상담센터 —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이 글은 마인드 인사이드 편집팀이 위 기관들의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예요.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아요. 약을 시작하거나 바꾸거나 끊는 것은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