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다섯 번째인데 말이 잘 와닿지 않아요
상담을 다섯 번 갔는데, 끝나고 나올 때마다 '오늘 뭘 한 거지' 싶어요.
선생님은 친절하세요. 제 얘기를 잘 들어 주시고, 고개도 끄덕여 주시고요. 그런데 제가 한참 말하고 나면 "그러셨군요, 많이 힘드셨겠어요" 하시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요. 저는 뭔가 방향이나 정리를 기대하는데, 그런 건 잘 없어요.
물론 상담이 답을 주는 자리가 아니라는 건 어디선가 읽어서 알아요. 그래도 다섯 번이면 '아, 이래서 내가 힘들었구나' 하는 순간이 한 번쯤은 있을 줄 알았거든요. 매번 일주일 있었던 일을 보고하고 오는 느낌이에요.
제가 헷갈리는 것
- 원래 초반엔 이런 건가요. 더 다녀 봐야 아는 건가요
- 제가 말을 너무 겉으로만 해서 그런 걸까요
- 선생님과 제가 안 맞는 건지, 제가 기대를 잘못한 건지
- 이런 얘기를 선생님께 직접 해도 실례가 아닌지
특히 마지막이 어려워요. "선생님 상담이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아요"라는 말로 들릴까 봐요. 저는 싫은 소리를 못 하는 성격이고, 사실 그게 상담을 받으러 간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해요.
그만둘까도 생각했는데, 다섯 번 다닌 게 아깝기도 하고, 다른 데 가서 처음부터 제 얘기를 다시 하는 것도 엄두가 안 나요.
상담이 끝날 때 선생님이 '오늘 어떠셨어요?' 하고 물으시는데, 저는 매번 '좋았어요'라고 해요. 사실은 잘 모르겠는데요. 그 대답을 하고 나올 때마다 제가 저를 속이는 것 같아서 마음이 더 무거워져요. 그 질문에 솔직히 답하는 것부터가 시작일까요.
비슷한 시기를 지나 보신 분 계신가요? 그때 계속 다니셨는지, 선생님께 말씀을 드렸는지, 바꾸셨는지 궁금해요. 어느 쪽이 정답이라는 걸 듣고 싶은 게 아니라, 다들 어떻게 하셨는지 알고 싶어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