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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이야기 #진료일#루틴

약 타러 가는 날의 저만의 순서

4주에 한 번, 목요일 오후 반차. 이제는 좀 익숙해졌어요.

처음에는 병원 가는 날이 제일 싫었어요. 대기실에 앉아 있으면 '내가 여기 왜 있지' 싶고, 아는 사람을 마주칠까 봐 모자를 눌러썼고, 끝나면 도망치듯 나왔어요.

지금은 그날을 조금 다르게 씁니다. 병원만 다녀오면 '아픈 사람의 날'인데, 앞뒤에 뭘 붙이니까 '나를 챙기는 날'쯤이 되더라고요.

요즘 순서
- 가기 전: 지하철에서 메모장 훑어보기. 지난 4주 동안 적어 둔 것 중 꼭 말할 것 세 가지에 별표.
- 대기실: 이어폰 끼고 늘 같은 재생목록. 순서가 정해져 있으니 덜 긴장돼요.
- 진료: 별표 세 개부터 말하기. 다음 예약은 그 자리에서 잡기.
- 약국: 약 받으면서 바뀐 게 있는지 여쭤보기. 모양이 달라지면 꼭 물어봐요.
- 끝나고: 병원 옆 국숫집에서 잔치국수 한 그릇. 이게 제일 중요합니다.
- 집: 약 봉투에 날짜 적고 달력에 다음 진료일 표시.

국수를 먹는 건 저한테 주는 작은 상이에요. 가기 싫은 날에도 '국수 먹으러 가자'고 하면 발이 떨어져요.

병원 다니는 게 자랑은 아닐지 몰라도, 꼬박꼬박 다니는 건 제가 저를 위해 하는 일 중에 제일 꾸준한 일이에요. 요즘은 그걸 좀 인정해 주려고 합니다.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

댓글 3

운영팀

'국수 먹으러 가자'고 하면 발이 떨어진다는 거 너무 좋아요. 저는 병원 앞 꽈배기입니다.

운영팀

다음 예약을 그 자리에서 잡는 게 은근 중요하더라고요. 나중에 전화하려면 미루게 돼서요.

운영팀

저를 위해 하는 일 중 제일 꾸준한 일이라는 말에 뭉클했어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 볼래요 우렁이 공감 스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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