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비전에 들고 갈 질문, 이렇게 만들었더니 달라졌어요
'이 사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물으면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해요?'가 돌아옵니다 ㅋㅋ
수련 초기에는 수퍼비전이 답을 받는 시간인 줄 알았어요. 그래서 질문이 늘 '뭘 해야 하나요'였고, 한 시간 뒤에 받아 적은 건 많은데 다음 회기에 쓸 수 있는 건 없었습니다. 수퍼바이저 선생님 탓인 줄 알았는데 제 질문이 문제였어요.
안 좋았던 질문
- '이 내담자, 어떻게 해야 할까요?' (너무 넓음)
- '제가 잘한 건가요?' (평가를 구함)
- '이 기법을 써도 되나요?' (예/아니요로 끝남)
바꾼 뒤의 질문
- 장면을 좁힙니다. '8회기 23분쯤, 내담자가 침묵했을 때 제가 화제를 바꿨는데, 그 순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 제 가설을 먼저 말합니다. '저는 이분이 거절을 예상하고 먼저 물러나는 것 같은데, 다르게 볼 수 있을까요?'
- 제 반응을 재료로 냅니다. '이분과 만나고 나면 유독 지치는데, 이게 뭘 말해 주는 걸까요?'
- 막힌 지점을 정확히. '목표를 다시 정하자고 하고 싶은데, 그 말을 꺼내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운지 모르겠습니다'
준비할 때 쓰는 틀
- 이 사례에서 내가 제일 피하고 싶은 장면이 어디인가 (대개 거기가 질문거리)
- 질문은 최대 두 개. 욕심내면 다 얕아집니다
- 그 장면의 축어록 앞뒤 5분만 뽑아 갑니다
- 끝나기 5분 전에 '다음 회기에 제가 해 볼 한 가지'를 제 입으로 정리합니다
좋은 질문을 만들다 보면 절반은 가기 전에 풀려요. 그리고 수퍼바이저 선생님도 좁은 질문을 받으면 훨씬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십니다.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