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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라운지 #동기#자기돌봄

동기가 '나 상담 다녀' 하고 먼저 말해 줬을 때

당직실에서 컵라면 먹다가 들은 말인데, 그날 이후로 의국 공기가 조금 달라졌어요.

동기 넷 중에 제일 단단해 보이던 친구였습니다. 환자 앞에서도, 교수님 앞에서도 흔들리는 걸 본 적이 없었어요. 그 친구가 아무렇지 않게 '나 격주로 상담 다녀, 목요일 저녁에 일찍 나가는 게 그거야' 하더라고요.

놀란 건 내용이 아니라 제 반응이었습니다. 정신과 전공의인 제가 속으로 '쟤가 왜?' 하고 있더라고요. 환자분들께는 도움받는 게 용기라고 매일 말하면서요.

친구 말로는 특별히 큰일이 있어서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환자분 이야기가 퇴근 후에도 따라와서 잠이 얕아졌고, 그걸 혼자 정리하는 데 한계가 왔다고요.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어요.

'우리가 받는 수퍼비전은 환자를 위한 거고, 상담은 나를 위한 거라서 다르더라.'

그 말이 계속 남았습니다. 저는 수퍼비전에서 제 감정 얘기를 하면 '케이스 얘기로 돌아가자'가 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럼 제 얘기는 어디서 하나 싶었어요.

그 뒤로 달라진 것:

  • 동기 넷이 '요즘 어때'를 진짜로 묻게 됐습니다
  • 목요일 저녁 그 친구 콜은 나머지 셋이 돌아가며 받아요
  • 저도 알아보는 중입니다. 아직 예약은 못 했지만요

수련 중에 받는 게 기록에 남을까, 누가 알까 하는 걱정이 없진 않아요. 그런데 친구가 먼저 말해 준 덕분에 그 걱정이 조금 작아졌습니다.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

댓글 4

운영팀

수퍼비전은 환자를 위한 것, 상담은 나를 위한 것. 이 구분을 들어 본 적이 없는데 정확하네요.

운영팀

먼저 말해 준 동기분이 참 고맙네요. 한 명이 말하면 나머지가 숨을 쉽니다. 우렁이 응원 스티커

운영팀

목요일 콜을 셋이 나눠 받는다는 부분에서 좋은 의국이구나 싶었어요. 부럽습니다.

운영팀

저도 그 '쟤가 왜?' 반응이 제 안에 있다는 걸 알고 한참 부끄러웠던 적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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