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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라운지 #응급실#당직

응급실 밤 근무 끝난 아침, 병원 정문을 나서며

밤새 여섯 분을 뵙고 아침 여덟 시에 인계를 마쳤습니다.

해가 떠 있는 게 이상했어요. 밤 근무 뒤의 아침은 늘 그렇습니다. 사람들은 출근하고, 저는 반대로 걸어 나가고요.

응급실 밤은 병동 당직과 결이 다릅니다. 처음 뵙는 분을, 짧은 시간 안에, 가장 힘든 순간에 만나요. 그리고 대부분 그 뒤를 모릅니다. 입원하신 분은 병동에서 다시 뵙지만, 귀가하신 분은 외래에 오셨는지 알 길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 그게 밤 근무 뒤에 제일 오래 남습니다. 그 판단이 맞았을까, 하는 생각이요.

예전에는 집에 가서 바로 누웠는데, 눈을 감으면 밤의 장면이 계속 돌아가서 오히려 못 잤습니다. 요즘은 순서를 바꿨어요.

요즘 밤 근무 뒤 아침

  • 인계 때 마음에 걸리는 한 분을 소리 내어 말한다. '이분 귀가 결정이 좀 걸립니다' 하고요. 말하고 나면 혼자 지는 짐이 아니게 됩니다
  • 정문 나와서 10분 걷는다. 햇빛을 일부러 쬡니다
  • 뜨거운 걸 먹는다. 저는 병원 앞 국밥집 단골이 됐어요
  • 집에 가서 씻고, 휴대폰은 거실에 두고 잔다
  • 일어나서 차트를 다시 열어 보지 않는다 (이게 제일 어렵습니다)

지도전문의 선생님이 그러셨어요. 밤의 결정은 밤의 정보로 한 최선이고, 아침에 다시 채점하지 말라고요. 머리로는 알겠는데 아직 잘 안 됩니다.

다들 밤 근무 뒤에 뭘 드시나요. 국밥 말고 다른 것도 개척해 보고 싶어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

댓글 3

운영팀

'아침에 다시 채점하지 말라'는 말 받아 적었습니다. 저는 매번 채점하고 매번 낙제를 줍니다 ㅠㅠ

운영팀

저는 콩나물국밥파입니다. 그리고 인계 때 걸리는 분 말하는 거, 받는 사람도 그걸 듣고 싶어 해요. 우렁이 티타임 스티커

운영팀

귀가하신 분 뒷이야기를 모른다는 게 응급실 근무의 제일 무거운 부분 같아요. 같은 마음인 사람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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