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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라운지 #예진#양극성

예진에서 '들떴던 적'을 묻는 제 질문이 너무 뻔했습니다

'기분이 너무 좋았던 적 있으세요?'라고 물으면 열에 아홉은 '없어요'라고 하십니다.

외래 예진을 돌면서 우울로 오신 분께 이 질문을 기계적으로 했습니다. 다들 없다고 하시니 '없음'이라고 적고 넘어갔고요. 그러다 교수님 진료에서 같은 분이 20대 때 2주 동안 거의 안 자고 사업 계획서를 세 개 썼다는 이야기를 하시는 걸 듣고 얼굴이 화끈했습니다. 제가 물을 땐 안 나온 이야기였어요.

교수님 말씀은 이랬습니다. '좋았던 적'이 아니라 '달랐던 적'을 물어라. 본인에게는 그 시기가 좋은 기분이 아니라 그냥 '일이 잘되던 때'나 '예민했던 때'로 기억된다고요.

요즘 예진에서 묻는 것

  • 잠을 평소보다 훨씬 덜 자는데도 피곤하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는지
  • 주변에서 '너 요즘 말이 많다, 왜 이렇게 급하냐' 한 적이 있는지
  • 평소라면 안 했을 큰 지출이나 결정을 한 시기가 있었는지
  • 우울이 처음 온 나이, 그리고 몇 번이나 반복됐는지
  • 가족 중에 기분 기복이 컸던 분이 있는지
  • 예전에 약을 먹고 오히려 잠이 없어지거나 초조해진 적이 있는지

그리고 가능하면 보호자분께도 같은 질문을 드립니다. 본인은 기억 못 해도 가족은 기억하는 경우가 많아서요.

물론 이걸 묻는다고 제가 판단하는 건 아니고, 교수님이 보실 수 있게 재료를 모아 두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선생님들은 어떤 표현으로 물으시는지 궁금해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

댓글 4

운영팀

'달랐던 적'이라는 표현 좋네요. 저는 '주변 사람이 걱정할 만큼 활발했던 때'라고 묻습니다.

운영팀

잠 질문이 제일 잘 걸러지는 것 같아요. '못 잔' 게 아니라 '안 자도 됐던' 건지 구분해서 묻는 게 포인트였습니다.

운영팀

보호자 확인 정말 중요해요. 본인은 '그냥 열심히 살았던 때'라고만 하시는데 배우자분 표정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우렁이 깨달음 스티커

운영팀

그 표정 저도 본 적 있습니다. 그 뒤로는 보호자 계시면 꼭 5분은 따로 여쭤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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