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실수가 샤워할 때마다 떠올라요
머리 감다가 갑자기 '으악' 소리를 내요. 옆집에 들릴까 봐 걱정이에요.
5년 전에 회사 전체 회식에서 건배사를 하다가 대표님 성함을 틀리게 불렀어요. 순간 조용해졌고, 누가 웃음으로 넘겨 줬고, 그게 끝이었어요. 그 회사는 3년 전에 그만뒀고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과는 연락도 안 해요.
그런데 그 장면이 아직도 일주일에 서너 번 떠올라요. 샤워할 때, 잠들기 직전, 설거지할 때. 멍하니 있으면 갑자기 그 조용했던 2초가 생생하게 돌아와요. 얼굴이 뜨거워지고, 저도 모르게 소리가 나오거나 고개를 세게 저어요.
그것만이 아니에요. 한번 시작되면 줄줄이 따라와요. 고등학교 때 발표하다 말 더듬은 것, 친구 결혼식에서 축의금 봉투에 이름 안 쓴 것, 작년에 메일을 엉뚱한 사람한테 보낸 것. 제 머릿속에 '창피했던 순간 모음집'이 있고 누가 자꾸 그걸 틀어 주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은 기억도 못 할 거라는 건 알아요. 저도 남의 실수는 기억 안 나니까요. 그걸 알아도 안 멈춰요.
요즘은 이것 때문에 새로운 걸 하기가 겁나요. 뭘 하든 나중에 모음집에 추가될 것 같아서요. 모임에서도 말을 줄이게 되고요.
다들 이런 거 있으세요? 떠오를 때 어떻게 하세요? 지우는 방법이 있다면 정말 알고 싶어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