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동 간호사 선생님들께 배운 것들
1년차 봄에 제일 많이 가르쳐 주신 분들은 병동 간호사 선생님들이었습니다.
처음엔 오더를 내는 사람이 저라는 게 어색했어요. 병동에 10년 계신 분께 석 달 된 제가 뭘 지시하나 싶었죠. 그래서 반대로 너무 조심하다가, 결정을 안 내리고 미루는 사람이 됐습니다. 그게 더 민폐였어요.
수간호사 선생님이 어느 날 조용히 말씀해 주셨습니다. '선생님, 모르면 모른다고 하고 30분 뒤에 알려 준다고만 해 주세요. 답이 없는 게 제일 힘들어요.' 그 뒤로 바꾼 것들입니다.
- 콜을 받으면 언제까지 답을 줄지 먼저 말하기.
- 밤사이 일은 차트만 보지 않고 직접 여쭤보기. 기록에 없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 환자분이 저한테 하는 말과 병동에서 하는 말이 다를 때 그 차이를 같이 이야기하기.
- 오더를 바꿀 땐 이유를 한 줄이라도 말하기.
- 고맙다는 말 아끼지 않기.
두 번째가 특히 큽니다. 저는 하루에 한 번 20분 뵙지만 그분들은 종일 같이 계세요. 식사 때 누구 옆에 앉는지, 전화하고 나서 표정이 어떤지 같은 건 제가 알 수가 없습니다.
아직도 가끔 오더 실수를 잡아 주십니다. 그럴 때마다 얼굴이 빨개지지만, 잡아 주는 분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