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동네에서 상담하면 생기는 이중관계 고민
내담자를 마트에서도, 아이 학교 행사에서도, 미용실에서도 만납니다.
인구가 많지 않은 지역에서 상담소를 하고 있어요. 대도시에서 수련받을 때는 이중관계가 '피하면 되는 것'이었는데, 여기서는 피할 수가 없습니다.
올해 있었던 일만 해도 이렇습니다. 상담 중인 분이 알고 보니 제 아이 반 친구의 어머니였고, 오래 다닌 단골 가게 사장님이 상담을 신청하셨고, 내담자분이 제가 나가는 동네 모임에 새로 들어오셨어요.
다른 상담소로 연결하면 좋겠지만 차로 한 시간 거리입니다. 제가 안 받으면 그분은 상담을 못 받으세요.
수퍼비전에서 정리한 원칙
- 피할 수 없는 겹침과 피할 수 있는 겹침을 구분한다. 금전 거래, 사적인 친분, 고용 관계는 피할 수 있다
- 겹침이 있다면 첫 회기에 먼저 꺼내서 이야기한다. '밖에서 마주치면 어떻게 하는 게 편하실까요? 제가 먼저 아는 척하지는 않을게요.'
- 마주쳤을 때는 내담자가 정한 방식대로 한다
- 상담 밖에서 알게 된 정보는 상담에 끌고 들어오지 않는다. 반대도 마찬가지
- 판단이 흐려질 만큼 가까운 관계(가족의 친구, 직접 이해관계)는 거리가 멀어도 다른 곳으로 연결한다
- 겹침이 있는 사례는 빠짐없이 수퍼비전에 올린다
단골 가게 사장님은 결국 다른 지역의 화상 상담으로 연결해 드렸어요. 제가 그 가게를 계속 가고 싶었던 것도 솔직한 이유였습니다ㅋㅋ
완벽한 답은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어쩔 수 없다'에 기대서 무뎌지지 않으려고 합니다. 비슷한 환경에서 일하시는 선생님 계신가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