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 병동 파견, 재발 앞에서 제 태도를 다시 봤습니다
솔직히 파견 가기 전에는 '또 입원하시는 분들'이라는 생각이 제 안에 있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사실이에요. 응급실에서 술 문제로 반복해서 오시는 분들을 볼 때마다 지치는 마음이 먼저 올라왔거든요.
중독 병동에서 두 달을 보내면서 그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여덟 번째 입원이라는 분이 집단 시간에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여덟 번 실패한 게 아니라 여덟 번 다시 온 겁니다.' 그 말이 한동안 머리에서 안 떠났습니다.
여기서 배운 것
- 재발은 치료 실패가 아니라 경과의 일부로 본다. 그래야 환자분이 다시 올 수 있다
- '왜 또 드셨어요'가 아니라 '그 전에 무슨 일이 있었어요'로 묻는다
- 변화할 준비가 안 된 분을 밀어붙이면 문만 닫힌다. 양가감정을 그대로 같이 본다
- 가족도 환자만큼 지쳐 있다. 가족 교육 시간이 생각보다 중요했다
- 자조모임에 다녀오신 분들의 말이 제 말보다 훨씬 힘이 있다
동기강화면담을 책으로만 봤는데, 실제로 교수님이 하시는 걸 옆에서 보니 완전히 다른 기술이더라고요. 설득을 안 하시는데 환자분이 스스로 이유를 말하고 계셨습니다.
아직 어려운 건, 퇴원하고 얼마 안 돼 다시 오시는 분을 볼 때 제 안에서 올라오는 무력감입니다. 그 감정을 환자분께 들키지 않으려고 애쓰는 중이에요.
중독 쪽 진로 생각해 보신 선생님 계신가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