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치료 수퍼비전 첫 케이스, 녹음 듣기가 괴로워요
제 목소리를 듣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습니다.
이번 달부터 장기 정신치료 케이스를 하나 맡아서 수퍼비전을 받기 시작했어요. 환자분 동의를 받고 회기를 녹음해서 축어록을 만드는데, 첫 회기 녹음을 틀자마자 껐습니다ㅠㅠ
제가 말을 너무 많이 하더라고요. 환자분이 3초만 조용해도 제가 끼어들어서 뭔가를 설명하고 있어요. 침묵을 못 견디는 사람이 저였습니다.
수퍼바이저 선생님이 첫 시간에 해 주신 말씀이 인상 깊어서 적어 둡니다.
- 처음엔 누구나 침묵을 자기 실패로 느낀다
- 해석을 잘하려고 하지 말고, 지금 이 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궁금해해라
- 축어록에 내 말만 적지 말고 그때 내 마음도 한 줄씩 적어 와라
- 잘한 회기 말고 망한 것 같은 회기를 가져와라. 거기에 배울 게 있다
네 번째가 제일 어렵습니다.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자꾸 올라와서, 덜 부끄러운 회기를 고르게 되거든요.
그래도 세 번째 회기부터는 5초까지 기다려 봤습니다. 그랬더니 환자분이 처음으로 본인 이야기를 먼저 꺼내셨어요. 별거 아닌데 혼자 좀 감격했습니다.
첫 케이스 하셨을 때 다들 어떠셨는지 궁금해요. 축어록 만드는 요령도 있으면 알려 주세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