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에서 하는 생각들
응급실 콜 받고 내려가는 그 1분이 제일 깁니다.
2년차가 됐는데도 응급실 번호가 뜨면 배가 살짝 아파요. 요즘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속으로 순서를 한 번 외웁니다. 누가 정해 준 건 아니고 제 나름의 루틴이에요.
제 엘리베이터 루틴
- 안전부터. 환자분, 보호자, 직원, 그리고 나. 면담 공간과 출입문 위치 확인.
- 신체 문제 먼저 봤는지. 응급의학과 선생님이 보신 내용, 활력징후, 기본 검사 여부.
- 정보원 확보. 같이 오신 분이 누구인지, 평소 다니던 병원이 있는지.
- 오늘 밤 결정해야 하는 것 하나. 입원인지, 귀가 후 외래인지. 나머지는 내일 낮에 해도 된다.
마지막 줄이 저한테는 제일 도움이 됐어요. 예전엔 응급실에서 병력 청취를 완벽하게 하려다가 두 시간씩 걸리고, 환자분도 저도 지쳤거든요. 윗년차 선생님이 '응급실은 진단 내리는 곳이 아니라 오늘 밤 방향을 정하는 곳'이라고 해 주신 뒤로 조금 가벼워졌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어려운 건 보호자분과 환자분의 말이 다를 때예요. 누구 말을 더 믿느냐가 아니라 둘 다 따로 듣고 그대로 적는 수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새벽엔 판단이 흐려집니다. 이럴 때 선생님들은 어떻게 하세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