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계획서, 빈 문서 앞에서 일주일을 보냈어요
제목만 쓰고 커서가 깜빡이는 걸 일주일 동안 봤습니다.
대학원 지원에 연구계획서가 필요한데, 학부 때 논문을 써 본 적이 없어서 뭘 어떻게 써야 할지 감이 안 왔어요. '관심 주제'는 있는데 그게 '연구 주제'가 되려면 뭐가 더 필요한지 모르겠더라고요.
결국 학과 조교 선배에게 물어보고, 지원하려는 연구실 논문을 읽으면서 겨우 초안을 썼어요. 그 과정에서 배운 걸 적어 봐요.
초보가 헤맸던 지점
- 주제가 너무 컸어요. '대학생의 우울'은 주제가 아니라 분야였어요. 어떤 변인이 어떤 변인에 어떤 경로로 영향을 주는지까지 좁혀야 했어요.
- 선행 연구를 '요약'만 했어요. 누가 뭘 밝혔다를 나열하지 말고, 그래서 아직 안 밝혀진 게 뭔지로 이어져야 한대요.
- 방법을 안 썼어요. 대상, 측정 도구, 분석 방법을 대략이라도 적어야 실현 가능한 계획으로 보인다고 들었어요.
저한테 통했던 순서
1. 가고 싶은 연구실의 최근 논문 다섯 편 읽기
2. 각 논문의 '제한점과 후속 연구 제언' 부분만 따로 모으기
3. 그중 내 관심과 겹치는 것 하나를 골라 질문으로 바꾸기
이렇게 하니까 적어도 '왜 이 연구실인가'에 대한 답이 자연스럽게 생겼어요.
완성본은 여전히 부끄러워요. 그래도 빈 문서보다는 낫겠죠. 지금 깜빡이는 커서 보고 계신 분들, 일단 못생긴 초안부터 같이 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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