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이 쪄서 약을 탓하다가, 진료실에서 꺼낸 말
반년 사이에 옷이 안 맞기 시작했고, 그 얘기를 꺼내는 데 두 달이 걸렸어요.
약을 먹고 나서 마음은 조금 덜 가라앉았는데, 대신 저녁마다 뭔가 자꾸 먹고 싶었어요. 체중계 숫자가 올라갈 때마다 '약 때문인가' 싶었고, 한편으로는 '마음 아픈 것도 겨우 다루는데 살 얘기까지 하면 배부른 소리 같을까' 해서 말을 못 했어요.
그러다 거울 보는 게 싫어지고, 그게 다시 기분을 끌어내리는 걸 느끼고서야 진료 때 얘기했어요. 선생님은 전혀 가볍게 듣지 않으셨어요. 체중 변화는 치료를 이어 가는 데 중요한 문제라고, 진작 말해 줘서 고맙다고 하셨어요.
같이 살펴본 건 이런 거였어요.
- 약을 시작한 시기와 체중이 늘기 시작한 시기
- 요즘 식사 시간, 야식, 활동량
- 잠드는 시간(저는 밤에 깨어 있는 시간이 길었어요)
저는 약의 영향일 수도 있고 생활이 바뀐 영향도 섞여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어요. 그래서 당장 약을 바꾸기보다 한 달 동안 식사 기록을 해 보고 다시 보기로 했고, 그다음에 선생님 판단으로 약을 조정했어요.
지금도 예전 몸무게로 돌아간 건 아니에요. 그래도 혼자 약을 줄여 볼까 고민하던 때보다는 훨씬 마음이 편해요. 살 고민, 진료실에서 해도 되는 얘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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