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가는 저를 보고 버스 앞문이 한 번 더 열렸습니다. 아침에 병원 예약이 있었어요. 3주 만에 겨우 잡은 시간인데 늦잠을 자서, 정류장까지 전력으로 뛰었거든요. 버스는 이미 문을 닫고 깜빡이를 켜고 있었고요. 포기하고 속도를 줄이는데 '치익' 하고 문이 다시 열렸어요
3일 전 · 조회 0 · 공감 0 · 댓글 4
지하철 계단에서 이어폰 한쪽이 귀에서 빠졌는데, 저는 그것도 모르고 걷고 있었어요. 퇴근길 환승 통로였어요. 사람이 워낙 많아서 떠밀리듯 올라가는데 누가 뒤에서 '저기요, 저기요!' 하더라고요. 저를 부르는 줄 몰랐어요. 세 번째에 돌아보니 교복 입은 학생이 계단 아래
5일 전 · 조회 0 · 공감 0 · 댓글 4
'이 약 드시는 분들 많아요. 잘 챙겨 드세요' 그 말에 고개를 못 들었어요. 병원 아래층 약국에 처음 간 날이었어요. 처방전을 내밀면서 이미 귀가 빨개져 있었어요. 약사님이 약 이름을 보고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뒤에 서 있는 사람이 들을까, 그런 생각으로 머리가 꽉
6일 전 · 조회 0 · 공감 0 · 댓글 4
혼자 국밥 먹다가 울 뻔한 이야기입니다. 깍두기 때문에요. 야근하고 나오니 9시가 넘었고, 집에 가서 뭘 해 먹을 기운은 없었어요. 회사 앞 국밥집에 들어갔는데 손님이 저 하나였어요. 구석 자리에 앉아서 순대국밥을 시켰습니다. 사실 그날 입맛이 없었어요. 요 몇 주 계
2026. 9. 24. · 조회 0 · 공감 0 · 댓글 4
반차 쓰고 돌아온 자리에 '회의 자료 제가 올려놨어요. 천천히 하세요'라고 적혀 있었어요. 어제 오후에 병원 때문에 반차를 썼어요. 사유는 '개인 사정'이라고만 적었고요. 3시 회의 자료를 못 끝내고 나가는 게 계속 마음에 걸렸는데, 누구한테 부탁하기도 어려워서 '내일
2026. 9. 23. · 조회 0 · 공감 0 · 댓글 4
두 달 연체한 책 세 권을 들고 도서관 문 앞에서 10분을 서 있었습니다. 여름에 빌린 책이에요. 그때는 읽을 수 있을 줄 알았어요. 그 뒤로 한동안 집 밖을 잘 못 나갔고, 책은 현관 옆에 쌓인 채로 두 달이 갔어요. 반납 안내 문자가 올 때마다 화면을 엎어 놨고요.
2026. 9. 21. · 조회 0 · 공감 0 · 댓글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