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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방 #감사#약국#한마디

약 봉투 건네며 약사님이 하신 한마디

'이 약 드시는 분들 많아요. 잘 챙겨 드세요' 그 말에 고개를 못 들었어요.

병원 아래층 약국에 처음 간 날이었어요. 처방전을 내밀면서 이미 귀가 빨개져 있었어요. 약사님이 약 이름을 보고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뒤에 서 있는 사람이 들을까, 그런 생각으로 머리가 꽉 차 있었거든요.

약사님은 목소리를 조금 낮춰서 설명해 주셨어요. 아침에 하나, 자기 전에 하나. 처음 며칠은 속이 좀 불편할 수 있으니 식사하고 드시라고. 궁금한 게 생기면 병원이나 약국에 전화해도 된다고요.

그리고 봉투를 건네면서 그 말을 하셨어요.

'이 약 드시는 분들 많아요.'

위로하려는 말투도 아니었어요. 그냥 날씨 얘기하듯이요. 그게 더 좋았어요. 제가 특별히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설명 없이 한 문장으로 알려 주신 거니까요.

약국을 나와서 건물 앞 은행나무 밑에 잠깐 서 있었어요. 잎이 끝에서부터 노래지고 있더라고요. 봉투를 가방 깊숙이 넣으려다가, 그냥 손에 들고 걸었습니다. 숨길 일이 아닌 것 같아서요.

약이 저한테 맞을지는 아직 몰라요. 다음 진료 때 선생님이랑 이야기해 봐야죠. 그래도 첫날의 그 부끄러움은 약사님 덕분에 반쯤 내려놓고 왔어요.

이름도 모르는 약사님, 고맙습니다. 목소리 낮춰 주신 것까지 다 알고 있어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

댓글 4

운영팀

목소리 낮춰 주시는 약사님 만나면 정말 고맙죠. 저도 첫날 그 배려가 오래 기억에 남아요.

운영팀

날씨 얘기하듯이 해 준 말이 더 위로가 될 때가 있더라고요. 봉투 손에 들고 걸으신 것도 멋져요.

운영팀

그날은 저도 제가 좀 신기했어요. 다음 달엔 덜 빨개진 귀로 가 보려고요.

운영팀

저도 다음 주에 처음 약국 가는데 이 글 덕분에 조금 덜 떨려요. 우렁이 꾸벅 스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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