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Q-9 우울 자가점검 — 아홉 문항이 묻는 것과 점수를 제대로 읽는 법

PHQ-9 점수는 '우울증이다, 아니다'를 가르는 판정이 아니라, 지금 내 상태를 가늠하고 진료를 받아 볼지 정하는 데 쓰는 눈금이에요.
숫자 하나에 마음이 철렁했다면
보건소나 건강검진, 앱에서 PHQ-9를 해 보고 점수에 놀란 분이 많아요. 먼저 알아 둘 것이 있어요. 이 검사는 선별검사예요. 선별이란 '더 자세히 살펴볼 사람을 가려낸다'는 뜻이에요. 진단은 의사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내려요.
아홉 문항은 무엇을 묻나요
문항을 그대로 옮기지 않고 풀어서 말하면, 지난 2주 동안 아래 아홉 가지가 얼마나 자주 있었는지를 물어요.
- 기분이 가라앉거나 희망이 없다고 느꼈는지
- 평소 하던 일에 흥미나 즐거움이 줄었는지
- 잠이 안 오거나, 반대로 너무 많이 잤는지
- 피곤하고 기운이 없었는지
- 입맛이 없거나, 반대로 너무 많이 먹었는지
- 나를 못난 사람, 실패한 사람으로 느꼈는지
- 글을 읽거나 영상을 볼 때 집중이 어려웠는지
- 말과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느려졌거나, 반대로 안절부절못했는지
- 죽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답은 '전혀 없었다'부터 '거의 매일'까지 네 가지 가운데 고르고, 0점에서 3점으로 매겨요. 다 더하면 0점에서 27점 사이가 돼요.
점수 구간은 이렇게 나눠요
검사를 만든 연구진의 논문은 점수를 이렇게 나눴어요.
- 0~4점: 거의 없음
- 5~9점: 가벼운 정도
- 10~14점: 중간 정도
- 15~19점: 조금 심한 정도
- 20~27점: 심한 정도
같은 논문에서 10점 이상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 실제 우울증이 있는 사람 100명 가운데 88명쯤을 찾아냈다고 해요. 꽤 잘 찾아내지만, 놓치는 사람도 있고 우울증이 아닌데 높게 나오는 사람도 있다는 뜻이에요. 국내 검진이나 기관마다 쓰는 기준이 조금 다를 수 있으니, 결과지에 적힌 안내를 함께 보세요.
총점보다 먼저 볼 세 가지
첫째, 아홉 번째 문항이에요. 총점이 낮아도 이 문항에 '없었다'가 아닌 답을 골랐다면, 그것만으로 전문가와 이야기해 볼 이유가 돼요.
둘째, 생활이 얼마나 힘들어졌는지예요. 검사 끝에는 이런 문제들 때문에 일하기, 집안일, 사람들과 지내기가 얼마나 어려웠는지 묻는 질문이 따로 붙어 있어요. 점수가 같아도 생활이 무너졌다면 더 서둘러야 해요.
셋째, 처음 두 문항이에요. 가라앉은 기분과 흥미가 줄어드는 것은 우울증의 중심 신호예요.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는 이 둘 가운데 하나를 포함한 증상이 거의 매일, 2주 넘게 이어질 때 우울증으로 진단한다고 설명해요.
왜 점수만으로는 알 수 없나요
- 갑상선 문제 같은 몸의 병으로도 기운이 없고 잠과 입맛이 달라져요. 그래서 의사는 진찰과 피검사로 다른 원인을 살펴요.
- 가까운 사람을 떠나보낸 직후에는 점수가 높게 나오는 것이 자연스러울 수 있어요.
- 예전에 잠을 안 자도 기운이 넘치던 시기가 있었다면, 치료 방향이 달라질 수 있어요. 이것은 질문지로는 알 수 없어요.
- 그날의 컨디션, 검사하는 마음가짐에 따라 답이 조금씩 흔들려요.
다시 재면서 쓰는 방법
PHQ-9는 한 번 찍고 끝내는 사진보다 여러 번 재는 체온계에 가까워요.
- 2주 뒤에 한 번 더 해 봐요. 같은 요일, 비슷한 시간이면 비교하기 좋아요.
- 날짜와 점수, 그 무렵 있었던 일을 한 줄로 적어 둬요.
- 치료를 받고 있다면 진료 때 점수 기록을 보여 줘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변화를 전하기 쉬워요.
- 하루에도 몇 번씩 다시 하는 것은 권하지 않아요. 불안만 커지고 점수는 더 정확해지지 않아요.
점수에 따라 이렇게 해 봐요
- 낮게 나왔지만 여전히 힘들다면: 점수가 내 힘듦을 지우지는 못해요. 힘든 날이 이어지면 상담이나 진료를 받아도 돼요.
- 가벼운 구간이라면: 잠, 식사, 가벼운 움직임을 챙기면서 2주 뒤 다시 살펴봐요.
- 10점 이상이거나 2주 넘게 이어진다면: 정신건강의학과나 가까운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상담을 받아 보세요.
이럴 땐 바로 도움을 받으세요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거나, 스스로를 해칠 것 같다면 점수와 상관없이 지금 연락하세요. 자살예방상담전화 109(24시간), 정신건강 위기상담 1577-0199(24시간)로 전화하면 돼요.
참고한 자료
- Kroenke K, Spitzer RL, Williams JB (2001) — The PHQ-9: Validity of a Brief Depression Severity Measure (미국 국립의학도서관 PMC)
- NIMH(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 — Depression
- NIMH — My Mental Health: Do I Need Help?
이 글은 마인드 인사이드 편집팀이 위 기관들의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예요.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아요. 약을 시작하거나 바꾸거나 끊는 것은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 주세요.